지나간 매년·매절기들 마다 날씨를 뒤돌아보면 항상 정상보다는 비정상이 훨씬 많았다.

어느 해는 비가 많으면 어느 해는 가뭄이 지겹도록 들었었다.

이번 여름에도 내가 살고 있는 완주군 해월리 다리목 마을에도 어김없이 장마가 들었다.

다행히 필자의 집은 고지대에 있어서 장마의 피해는 없었다.

또한 산사태의 피해도 없이 무사히 넘겼다.

다만 위봉산에 구름이 막혀 번개 천둥이 많아서 정전이 몇 차례 있었다.

이번 여름장마는 다행이 이웃 나라 일본과 중국보다는 덜하였으나 사상 최장기간인 50일을 상회하여 많이 불편했다.

게다가 게릴라성 집중호우, 관리미숙의 인재, 무리한 태양광 시설로 인한 산사태가 어김없이 찾아와 사망자와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들의 원인이 이상기후와 지구온난화 등이 또 다시 대두됐다.

우리 인간이 생활하는데 기후는 제일 중요한 여건 중의 하나이다.

거시적으로는 은하계 내에서 인류가 생존하는 데 지구의 기후는 기적에 가까울 만큼 완벽해 이런 조건을 갖는 행성이 또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만들 정도이다.

미시적으로는 지구 내에서 지구생성 이후, 46억년 동안 지나온 기후변화의 역사가 기후의 중요성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최근 지구의 이상기온과 온난화에 대해 우리 인간이 저지르는 생태오염과 자연파괴 등이 자주 거론된다.

사실 지구생성 이후 지금까지 지구의 날씨변화는 정말로 변화무쌍했다.

어느 때는 화산폭발이 지구 전체에서 일어나 용암 비가 무려 천년 동안이나 내려 바닷물에 온도가 40도가 넘는 경우도 있었다.

6500만 년 전의 공룡멸종의 주원인이었던 운석충돌 때에는 몇 해 동안 햇빛이 없었던 때도 있었다.

그래서 이러한 모든 형태의 불안정한 기후상태를 지나, 사실은 지구 역사 46억 년 동안 어떻게 보면 현재가 제일 온후하고 안전한 상태인 것이다.

따라서 지구 자체의 변화에 의한 날씨변화는 잦아들고, 근래에 들어서 가장 뚜렷한 지구 기후변화의 주원인은 빙하기이다.

가장 최근에 빙하기는 정확히 1만 500년 전에 끝났다.

따라서 앞으로 7~8 만년 동안은 계속해 지구 자체의 온도가 상승하는 간빙기가 온다.

그 후 간빙기가 끝나면 약 10만 년 동안은 빙하기가 또 온다.

빙하기가 오면 북미 대륙과 유럽 대륙에는 얼음이 2000m 정도의 두께로 언다.

따라서 해수면이 200~300m 정도로 낮아진다.

네안데르탈인과 맘모스가 이 빙하기를 못 견디고 멸종했다.

반대로 빙하기가 끝나 간빙기가 시작되면 지구상의 모든 빙하가 녹게 돼 해수면 상승과 온난화가 진행된다.

빙하기와 간빙기가 오는 가장 큰 이유는 목성이 지구한테 영향을 미치는 인력이 대략 20만년 주기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목성의 인력이 강하면 지구 자전축이 23.

5도에서 좀더 수직으로 이동하고 약하면 지구의 자전축이 누워져 지구상에 비추는 햇빛의 양이 변한다.

현재 지구상에서 생존하고 있는 인류에게는 간빙기인 7~8만년은 100년 미만을 사는 우리 인간에게는 가늠할 수 없는 아주 긴 시간이다.

어떻게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여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러한 간빙기의 증거는 사하라사막에 고래의 무덤이 있어 약 7천 년 전까지 바다였는데 사막으로 변했다.

이런 형태의 변화가 끊임없이 일어 날것이다.

물론 현재 온난화에 또 다른 주범인 인구 폭발적 증가, 삼림지역의 급격한 감소, 인간에 의한 난개발, 화석연료의 연소에 의한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와 온실효과, 환경오염 외 여러가지 인간에 의한 온난화와 환경파괴도 조심해야 한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인간들에게는 지구온난화의 효과가 계속 증폭되어, 올해 장마와 같은 이상기후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지구 46억년 역사를 크게 놓고 볼 때 아주 작은 변화, 정해진 변화 그리고 항상 돌고 도는 반복적인 변화인 것이다.

바로 이를 “무상(無常, 원인에 따른 결과로 항상 변화하는 것)”이라고 한다.

올 여름 긴 장마를 보내면서 대부분이 많이 불편했고 현재 막바지 무더위에 또한 불편하지만 지구상의 변화중의 하나이고 이 모든 것이 계속 무상이다.

따라서 불편해 하지 말고 우리가 존재하는 하나의 증거라고 생각하면 기쁠 수도 있다.

이러한 무상(無常)의 변화, 즉 우주역사 영원속의 한 순간인 올해 긴 장마가 우리 미약한 인류의 존재를 깨우치게(覺皇) 해준 측면에서 잠깐 생각해 보았다.

/강길선 전북대 고분자나노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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