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주춧돌 중기-소상공인
코로나 급속확산 폐업위기 몰려

상인들 봄엔 정부지원-대출 버텨
코로나 장기화 더 대출할곳 없어
거리두기 2단계로 음식점-매장 등
손님줄어 매출 80% 넘게 떨어져

정부 거리두기아닌 실질대책 필요
QR코드 강화 영업시스템 마련을

코로나19 재확산 사태가 지역경제 전반에 미치는 충격이 예상보다 크다.

지역경제를 받들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1차 대유행 충격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또다시 경제활동 중단 등 폐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 소상공인 사업체는 약 12만7천으로 종사자는 25만 명을 웃돈다.

우리 경제의 ‘실핏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중소기업 사업체도 2018년 기준 6천500여 개가 넘고 종사자 역시 10만6천 여명이 넘는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대유행을 두 차례나 겪고, 폭우와 폭염까지 거치면서 이들 모두 큰 시름을 앓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확산의 주된 장소가 인구 밀집도가 높은 시내권을 중심으로 재 확산 되면서 올 가을 전북 경제가 최악의 소비 절벽을 경험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편집자주  



▲ “정말 다 죽을 맛 입니다.”

“집중폭우에 대한 피해 여파가 아직 가시지도 않았는데, 코로나까지 재 확산되면서 하루 벌어 하루 살아야 하는 열악한 우리 소상공인들은 정말 다 죽을 지경입니다.”

전주시 고사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모씨(53)는 지난 2월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급감에도 정부 지원이나 대출로 버텨왔지만, 2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는 나아질 거란 희망조차 잃었다고 하소연한다.

코로나 장기화에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쳤다는 것이다.

사회적거리 두기 2단계가 첫 시행되던 24일 오후 12시를 넘은 점심시간.

전주시 서곡지구 한 음식점에서는 손님이 한창 많을 시간인데도 코로나 재 확산 여파 때문인지 한산했다.

홀에는 두 팀 정도가 있었는데, 일정 거리를 두고 앉은 손님들은 주문한 음식이 나올 때까지 마스크를 끼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연잎밥 전문점인 이 음식점 사장은 “코로나가 풀리고 난 후 상황이 좀 나아지나 싶었는데,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된 지금은 매출이 80%나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임대료를 내려주지 않는 상황에서 최저임금도 오르지만 음식값을 올리지 못해 식구들을 점심시간에만 불러내 도와달라며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설명했다.

효자동 한 중국집은 계산대에 찍힌 실시간 주문 상황을 보여주며 “코로나가 다시 터지고 나서는 홀 손님이 확연히 줄어들고 배달이 많이 늘었다”면서도 “배달하느라 힘든데 비해,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은 한정돼 있어 매출은 큰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전망까지 나오자 이들의 걱정은 더 커지고 있다.

평화동에서 양념갈비 전문점도 “하루 400만원 매출을 찍었는데 코로나가 재확산 된 후 지금은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이곳은 동네 장사다 보니 가족들의 외식이 잦은 곳인데, 지난 2월 코로나가 터졌을 때 상황이 재현되는 것 같아 끔찍하다”고 푸념했다.

이어 “사회적거리두기가 3단계까지 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화훼 자영업자의 상황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익산시 중앙동 한 꽃집은 “소비자들이 반드시 구매해야 할 식료품이나 식당같은 경우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라며 “우리는 김영란법과 경기침체,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각종 행사마저 취소되고 있어 공적인 판매량까지 모두 거래가 끊겼다. 사실상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지원금으로 반짝 효과를 봤을 진 몰라도, 화훼업계는 소비자들의 심적 여유 없이는 살아날 수 없는 업종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결 같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아닌 소상공인을 위한 실질적인 제도 보완을 정부 차원에서 해줘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10인 이상 단체 금지와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안이 아닌, QR코드를 강화해 소비자들이 정상적인 경제활동에 들어가고, 소상공인들도 이에 맞춰 영업을 가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달 초 내린 폭우로 공장이 침수됐던 제조업체 김모(56) 대표 역시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공장내부 기계가 침수돼 가동이 중단되는 등 적지않은 피해를 입었는데, 지역 내 ‘코로나’가 우후죽순 재 확산되면서 또다시 매출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최근까지 집중폭우로 물에 잠긴 기계 설비를 재정비하고 침수된 제품들은 폐기처분하는 등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면서 “피해 규모도 만만찮은 상황인데, 지역에 ‘코로나’까지 재확산 되고 있어 공장가동을 정상화해도 매출이 나올지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가뜩이나 내수시장이 침체돼 매출이 반토막 난 상태에서, 열악한 중소기업은 이대로 정말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워 했다.

이미 장기화된 ‘코로나’로 지역 기업들은 이제 더 이상 대출 받을 곳도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비단 중소기업뿐 아니라 영세 자영업자에게는 아예 폐업하는 경우가 줄을 잇고 있어 지역 기업 등을 지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이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장기화된 코로나로 지역 중소·영세업자들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최근 3차 추경을 코로나와 민생 중심으로 세운 만큼, 지역 경제를 되살리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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