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물가지수 104.96 전년비
0.7% 상승··· 3월 이후 최대
'셧다운' 석유류 10.5% 급락
경기침체에 저성장 지속

도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0%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긴 장마와 집중 호우에 따른 침수피해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지만, 경기 침체로 인해 석유류 가격이 마이너스를 이어가면서 전반적으로 저물가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수도권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더해짐에 따라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 현실화’를 우려하고 있다.

2일 호남지방통계청 전주사무소가 발표한 ‘2020년 8월 전북지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04.96으로 전년동월대비 0.7% 상승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기록,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3월(1.1%)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하지만 이는 기상여건에 따른 신선식품 상승에 힘입은 것으로, 여전히 0%대에 머무르고 있어 경기침체에 따른 저물가 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국내·외 투자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석유류가 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

이를 품목성질별로 살펴보면, 우선 식탁물가와 직결되는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무려 12.0%가량 상승했다.

배추(80.0%), 토마토(60.9%), 상추(49.8%), 무(65.8%) 등 채소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 이어 포도(16.4%), 복숭아(21.2%), 참외(17.7%) 등 과실류는 물론 축산물 및 수산물 또한 오름세를 기록함에 따라 식탁물가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올여름 유난히 긴 장마와 집중호우에 따른 작물시설과 재배지 침수로 인해 출하량이 감소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달리 코로나19 여파가 여전해 전 세계 주요 공장의 ‘셧다운’되는 등 대내외 경기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원유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경유(-14.5%), 휘발유(-9.0%) 등 석유류 가격이 10.5%나 급락하고, 이 여파와 소비 위축에 공업제품은 전반적으로 0.9%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지수의 가중치가 가장 큰 서비스의 경우 집세(-0.2%)와 공공서비스(-1.9%)는 하락했지만 구내식당서비스 등 개인서비스(1.2%)는 상승하면서 1년 전보다 0.2% 소폭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런 저물가 기류 속에서 대내·외 경기가 풀릴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짐에 따라 저성장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최근 서울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위기감을 더욱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하지만 저물가, 저성장이 오랜 기간 동안 이어지는 만큼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 경고음’으로 봐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있다.

이미 지역사회 곳곳에서도 ‘D 공포’의 불안감을 떨쳐 버리지 못하는 상황.

이로 인해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에 맞는 단계적 경제 활성화 정책이 강화,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내 경제전문가는 “저물가와 저성장 현상이 짙어질 경우 가계의 소비가 줄고, 기업의 생산 활동 위축 및 고용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불러와 경제 균형을 무너뜨리게 된다”며 “디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이유다. 아직은 명확히 디플레이션이라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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