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취자 부상 입힌 소방관 벌금형 '누가 소방관하냐' 국민청원게시
주취자 부상 입힌 소방관 벌금형 '누가 소방관하냐' 국민청원게시
  • 윤홍식
  • 승인 2020.09.06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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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객이 먼저 주먹 휘둘러 제지
항소심서 벌금 200만원 선고
재판부 "범죄인취급 잘못된일"

주먹을 휘두르는 주취자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힌 소방관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법원의 판단은 부당하다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게시됐다.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취객이 주먹 휘둘러서 제압한 소방관 억울’이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취객이 (주먹을) 휘둘러서 제압하다 전치 6주 상처 입힌 소방관이 벌금을 내는 것이 맞냐”라며 “저러면 누가 소방관을 하느냐”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법원은 다시 판단해야 한다”며 “오히려 취객이 위협했으니 벌금을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줄 분량의 짧은 청원은 최근 취객에게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은 소방관을 옹호하는 취지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청원 글은 게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포털 댓글 등을 통해 확산하고 있다.

전날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성주)는 상해 혐의로 기소된 소방관 A씨(34)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9월19일 오후 8시께 정읍시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술에 취해 욕설과 주먹을 휘두르는 B씨(68년생.사망)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약 6주간의 부상(발목 골절 등)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당초 A씨를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서로의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점을 감안, 직권으로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1심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법정에서 검찰과 변호인은 치열한 법리공방을 펼쳤고 14시간 넘게 진행된 재판 끝에 배심원은 “소방대원이 취객에 대해 공격해도 된다는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이 사건은 정당방위가 아니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 또한 이 같은 배심원의 평결에 따라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벌금 200만원이 선고되자 검사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A씨 또한 “정당방위였다”면서 항소했다.

하지만 A씨는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양형부당으로 항소이유를 바꿨다.

재판부는 이날 A씨에게 원심과 같은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먼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먼저 욕설을 하고 주먹을 휘두른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그러나 피고인은 경찰이 아닌 구급활동을 하기 위해 출동한 소방관이다. 피해자를 범죄인 취급하고 체포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다”고 판시했다.

이어 “게다가 피고인은 지병이 있던 피해자가 여러 차례 119 출동을 요청한 점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 같은 위력을 행사했다”고 덧붙였다.

B씨는 이 사건과 별개로 당뇨 합병증을 앓다가 지난해 10월 사망했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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