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김동원 총장이 대학 간 문호를 활짝 열고 시스템을 공유하는 ‘학사 교류’를 포스트코로나 시대 대학교육의 뉴노멀로 제시했다.

김동원 총장은 7일 “코로나의 2차 대유행으로 2학기 대면 수업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고 되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걸맞게 교육도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학생들이 집을 떠나 굳이 먼 거리를 이동할 필요 없이 어디서든 수업을 받을 수 있는 ‘학사 교류’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동원 총장은 이달이나 다음달 중 거점 국립대학 총장들과 협의회를 갖고 학사교류를 위한 통합 네트워크 구축을 논의하는 한편, 교육부에도 정책 시행을 적극 건의할 계획이다.

학사 교류는 현행 10~20명 수준의 소수 학생을 대상으로 맞교환 방식으로 진행하는 학점교류를 과감히 벗어나 대학 간 문호를 활짝 열고 학사 시스템 자체를 공유하자는 것이다.

학사 교류를 하게 되면 학생들은 적을 둔 대학에서 벗어나 실제 거주하는 지역에서 수업을 듣는 게 가능해진다.

이를테면 부산에 집을 둔 전북대생은 부산대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고, 반대로 전북지역 출신 부산대 학생은 전북대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전북대의 경우 전체 재학생 1만8000여명 중 다른 지역에서 온 학생이 50%를 웃돌 정도로 많다.

다른 대학들도 대부분 사정이 비슷하다.

이들 외지출신 학생들은 요즘처럼 사회적 거리두기, 비대면 수업 등이 시행되면 “학교를 갈까, 말까” 갈등하며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봄 대구 지역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올 때 3월 신학기를 맞아 대구·경북 출신의 학생들을 어떻게 할지 논란이 됐다.

등교를 원하는 학생들에게는 학교 측이 비용을 부담해 검사를 받도록 해줬지만, 일부에서 지역차별이라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또 비대면 수업은 눈맞춤 강의가 사라져 수업 내용 보다는 진도에 치중하게 되면서 충분한 설명과 이해가 부족하고, 특히 이공계 실험실습이나 예체능계 실기 등은 비대면 수업이 아예 불가능해 애로사항이 많다.

학사교류 제도가 활성화되면 학생들이 먼거리 이동에 따른 불편을 해소할 수 있고, 바이러스 감염우려도 해소되며, 원격 비대면 수업의 질 저하도 예방할 수 있어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거점국립대 등에서 방학 등을 활용해 학점교류를 해오긴 했다.

그러나 대학별로 교류학생의 자격이 다른데다 통일되지 않은 인정 기준, 추천인원의 제한 등 걸림돌이 있고 성적평가 방식마저 다양해 학생들의 참여율이 낮았다.

이에 김 총장은 각 대학의 기준 완화와 공통의 가이드라인 마련, 교환학생 교류 자격의 통일 및 인원 제한 해제 등 대학 간 학점교류의 문화개방을 위한 다채로운 방안을 제안했다.

특히 학생 참여를 이끌어 내가 위해 대학별로 제각각인 수업 패턴의 단일화와 함께 성적평가도 절대평가나 통과·낙제(pass·fail) 방식으로의 전환 등 구체적 선결 과제도 제시했다.

김 총장은 “우선 학사 구조가 비슷한 국립대학을 중심으로 먼저 시행하고, 점차 사립대까지 확대해 나가는 것이 효과적이며, 당장 이번 학기부터라도 거점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 구축이 시급하다”며 “공동학위제를 함께 시행할 경우 학생들의 취업과 학교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사교류가 활성화되면 대학 교육이 하나의 시스템 안에 통합돼 교육의 질도 한결 높아지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학생수 감소에 따른 지방대 위기까지도 해소할 수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쓰나미처럼 몰려오지만 우리가 새로운 도전과 변신의 노력을 주저하지 않는다면 위기는 오히려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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