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병원 181명-원광대
병원 118명 19일만에 출근
파업철회 아닌 유보 결정
의대생구제 갈등재연 시사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을 비롯한 정부의 의료 정책에 반발하며 무기한 집단 휴진을 이어갔던 전북대학교병원과 원광대학교병원 전공의 299명이 9일 업무에 복귀했다.

지난달 21일부터 집단휴진한 지 19일 만이다.

9일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에 따르면 전북대병원 전공의 181명, 원광대병원 전공의 118명은 이날 오전 병원으로 정상 출근했다.

전공의들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의 대의원 투표로 정해진 ‘업무 복귀’결정에 따른 것이다.

의결권을 행사한 105표 중 93표가 정상 근무와 피켓 시위를 병행하는 수준의 1단계 단체행동을 선택했다.

심동오 전북대병원 전공의협회장은 “집단 휴진을 더 이어가면 병원 진료 일정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전공의들은 파업 철회가 아닌 유보 결정을 내린 것이다. 비상체계를 유지하며 정부와 여당의 행태를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고시를 거부한 의대생에 대한 구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갈등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전공의들이 속속 복귀하자 병원은 진료 현장을 재정비하는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또 수술과 진료 스케줄을 조정하고 당직표를 짜는 등 그동안의 업무 공백을 메우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진료에 손을 보태면 환자들 진료 대기시간이 줄어드는 등 업무가 한층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밀린 수술이나 검사 일정 등이 정상화하려면 2∼3주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조남천 전북대병원장은 업무 복귀가 결정되기 전 병원 소속 전공의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전공의 여러분이 있어야 할 자리는 환자 곁”이라며 복귀를 독려했다.

조 병원장은 “정부, 여당과의 합의문 작성 과정에서 전공의 여러분의 요구와 의지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점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의료 현장에서 의료인으로서 본연의 임무와 책임을 실현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정부가 발표한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중환자실과 분만실, 응급실 등 필수 인력까지 모두 포함해 전면파업(집단휴진)에 돌입한 바 있다.

정부가 2022학년도부터 의대 입학 정원을 늘려 10년간 4000명의 의사를 추가 양성하는 방안을 발표한 데 대해 의료계가 강력히 반발하면서 전공의 파업, 개원의 위주의 대한의사협회(의협) 총파업이 이뤄진 것.

특히 전공의들로 구성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중환자실, 분만, 수술, 투석실, 응급실 등 필수 진료 인력까지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서 진료 공백까지 이어졌다.

의료계는 ▲의과대학 정원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비대면진료 추진 4개 정책을 ‘4대악’으로 규정하고 있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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