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인 위도 탈출만 꿈꿨던 어린 시절
고교 진학으로 섬 떠나 위도 연구 민속학
박사 취득 위도역사-환경 등 경험 담아

누구에게나 어머니의 넓은 가슴 같은 고향과 결코 잊을 수 없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기 마련이다.

전북 서해안에 자리한 위도와 관련된 ‘위도별곡’은 이곳에서 나고 자란 저자 서종원은 두 가지 키워드에 입각해 기행문 형식으로 위도 지역의 여러 가지 모습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두 가지 내용만을 담고 있는 건 결코 아니다.

위도의 자연환경을 비롯해, 위도와 관련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이곳에서 전해오는 이야기, 고향을 지키며 묵묵히 살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이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내용은 낙후된 섬 생활에 대한 내용이다.

그저 답답하게만 느꼈던 고향을 벗어나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현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과정에서 저자가 느끼는 삶에 관한 내용과 기대하던 바대로 섬을 떠나긴 했지만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이야기는 다양한 부분을 생각하게끔 한다.

한 때 강아지도 조기를 물고 다닐 정도로 돈이 넘쳐나던 위도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자연스레 위도를 지키고 있는 주민들의 생활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다.

책은 저자가 어린 시절부터 보냈던 위도의 추억부터 위도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 위도에 관한 전설 등을 수록하고 있다.

어린 시절 저자는 고향을 떠나고 싶어했다.

섬에 가둬놓고 일만 시키는 부모가 원망스러웠다.

기회만 되면 ‘위도 탈출’을 꿈꾸며 어린 시절을 보냈고, 결국 고등학교 진학을 하면서 꿈이 이뤄졌다.

하지만 위도는 전혀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다.

특히 채석강 옆 방파제에서 바라보는 위도는 사뭇 비장하면서 신비롭기만 하다.

여기에 낚시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어린 시절망둥어를 잡아 자식을 챙겼던 아버지의 모습도 떠오른다.

위도로 가는 여객선은 사람 반, 갈매기 반이라 할 정도로 북적였다.

여객선 안에 새우깡 과자를 팔았는데 갈매기와 대화하기 위해선 필수적이었다.

갈매기들은 새우깡 냄새를 맡고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다.

잽싸게 날아와새우깡을 입으로 낚아채는 갈매기의 모습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였다.

1993년에는 위도가 전국적인 이슈가 됐다.

위도를 오가는 서해 훼리호가 침몰되면서 292명이 사망한 것이다.

부모와 동생을 잃은 위도 주민들은 아직도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해훼리호 사건 이후로 위도 지역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여객선은 30대 정도의 자동차를 실을 수 있는 크기로 바뀌었고 섬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도로도 생겨났다.

여러 가지 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

부안군 위도면 대리 출신인 서종원은 현재 중앙대 다문화콘텐츠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에 있다.

중학교를 마치고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였으며 학부에서 민속학을 전공하였다.

사라져가는 전통문화를 조사하고 기록하는 일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화자원을 활용한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많으며, ;그들은 왜 신이 되었을까;와 ;한국의 근대 놀이문화;가 대표적인 저서이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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