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지 '차도살인'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
인터넷 악플문화 사회병리해부 가독성 높아

한국 최초로 자전거 미스터리 소설 ‘로드바이크’ 시리즈를 펴낸 한유지 작가가 이번에는 프로파일러를 전면에 내세워 전대미문의 인터넷 연쇄살인을 파헤치는 미스터리소설을 발간했다.

한유지 작가의 왕성한 집필활동은 정평이 나 있고, 이례적이긴 하지만, 출간되는 책마다 저마다 독특한 개성으로 번득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번 작품 ‘차도살인’도 이 점을 역설한다.

특히 소재 자체가 사회의 민감한 현실을 터치하는 데다, 소위 악플로 대변되는 인터넷 문화가 사회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깊이 천착하고 있어, 단언컨대 이 작품은 사회파미스터리 소설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고 할 수 있겠다.

SNS는 새로운 인간관계를 구현시킨 현대문명의 소산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특히 연예인의 경우, 각종 악플로 괴로워하다 극단적 선택을 마다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할 정도다.

아무렇지 않게 남긴 하나의 댓글도 당사자에게는 비수처럼 충격을 주기 때문에 SNS에서의 소통은 그만큼 섬세한 주의가 필요한 법이다.

여기에 대해 한유지 작가의 ‘차도살인’은 사회병리를 해부하는 것처럼 천착해 내러티브를 박진감 넘치게 등장시킨다.

더욱이 미스터리를 표방한 다른 소설들과 달리 사건을 풀어나가는 주체로 여성 프로파일러를 등장시킨 점도 이채롭기 짝이 없다.

덧붙여, 소설의 구성도 독특하다.

여성 프로파일러가 전개시켰던 이야기의 초반부가 지나가면 마치 액자소설처럼 주요 작중인물들의 시점으로 내러티브를 진행시킨다.

그것도 영화처럼 스피드하다.

그렇게 하여, 드러나는 진실은 누구도 예상 못한 반전이다.

이야기의 결말 자체가 충격의 반전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 점 또한 큰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단언컨대 이 작품은 기존의 추리소설과는 달리, 극의 구성부터 작중인물들의 성향에 이르기까지 많은 차별성을 보유하고 있다.

SNS의 소통을 분석해 나가는 치밀함과 언론의 표절 행태, 약물 문제에 이르기까지 작품의 테마는 상당히 사회적이고, 거기에 해결의 방식을 첨부한, 그야말로 본격적 사회파미스터리의 탄생을 알리기에도 가히 충분하다.

또한 작중인물 일상의 흐름도 자연스레 교차되고 있어, 무거운 주제를 상쇄시키는 효과까지 덧붙여 나간다.

독자의 입장에선 그만큼 가독성이 좋다는 점 또한 작품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로 기능될 것이다.

따라서 ‘차도살인’은 SNS 일상을 통해 사회 병리를 추적하고 해결해 나가는, 여기에 독특한 구성으로 엮어낸, 그리하여 미스터리 사건을 풀어가는 패턴이 식상하지 않은, 새로운 범주의 사회파미스터리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한유지 작가는 산이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공유의 대상이듯 삶도 나눔과 소통의 길 위에 서 있음을 확신하고 있다.

그 길 위에서 작가는 머리 속의 수많은 이야기와 이미지를 독자들과 나누려 한다.

작가 한유지에게는 세상과 소통하는 새로운 현장이 소설의 세계인 것이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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