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 올리면, 올릴수록 손해 '임대 비명'
셔터 올리면, 올릴수록 손해 '임대 비명'
  • 이신우
  • 승인 2020.09.10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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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서부신시가지 상업지구
젊은이들 '핫플레이스' 옛 말
여기저기 상가유리 임대문구
주차공간 부족-코로나19 영향
업주들 수입 반토막 폐업늘어
손님 60%까지 줄어 하소연
주상복합아파트 빈상가 넘쳐
K아파트 42층 5개동 500세대
3개 상가 빼고 수년째 공실

전주상의 건물 임차인 없어
1층 방문객 휴게실로 사용중
서부권 공공기관-신축상가로
'부르는게 값' 상권 절정기
전북대-서신동등 상권 흡수
상권부흥따라 인구이동 입증
코로나 신시가지 침체 급속도
대학로 경기불황-코로나19
상인들 임대료 내기도 벅차
임대 문구 곳곳 눈에 띄어

도내 4층이하 상가공실률 12.5%
전국평균 2배 전국시도중 1위
임차인 대부분 소규모 자영업자
공실률↑=폐업률↑ 비례 증명
전주지역 신규택지개발지구
상업지구 배정 지나치게 많아
공시지가 급등 부동산 침체로
상가 매수심리 회복 쉽지않을듯

오랜 경기불황에 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 장기화되면서 상가 공실을 심화시키고 있다.

경기침체로 장사가 안돼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의 비명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몇 해 전부터 대출을 받아 가게를 차린 상인들은 올해부터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장사가 신통치 않다.

창업 비용은커녕 권리금을 날려먹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감염증이 장기화, 재확산 사태로 치달으면서 폐업이 속출하는가 하면 뚝 떨어진 손님 때문에 ‘문을 열면 열수록 손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코로나19 여파로 전북지역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지역경제에 또 다른 악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전주서부신시가지와 구도심 상인들의 어려움을 들여다보고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는 상업용 상가 공실률의 실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곳곳이 빈 상가... 상인들은 아우성  

전주시 효자동 도청 앞 홍산중앙로와 홍산남로 상가 밀집지역.

이동교와 연결된 서원로, 롯데마트 전주점 앞 우전로, 삼천변 옆 세내로가 감싸안은 신시가지 내측 한 가운데 전주서부신시가지 중심상업지구가 자리잡고 있다.

중심상업지구 중에서도 가장 혼잡하다는 도청 앞 홍산로 일대는 코로나19가 파고 든 요즘에도 예전만은 못하지만 젊은이들의 발길이 북적인다.

여흥을 즐기려는 젊은이들에게는 천국처럼 여겨지는 곳이지만 장사가 안돼 고전하는 상인들에게는 지옥이 따로 없을 정도다.

홍산중앙로와 홍산남로를 따라가 보면 문 닫은 상가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상가 앞 유리창문에 임대 문의 문구가 곳곳에 나붙어있다.

1층 상가는 대부분 입주 상가들이 장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2층~3층, 고층에도 빈 상가가 간간히 눈에 띈다.

중심 도로에서 좀 더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빈 상가는 부지기수다.

곳곳에 임대 문의 문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전주서부신시가지는 지난 1993년 태동 격인 ‘신전주 건설계획’이 발표된 뒤 용역 착수와 함께 2003년 2월 도시개발의 첫 삽을 떴다.

이후 변신의 변신을 거듭했고 젊은이들의 천국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구도심의 수많은 상권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서부신시가지의 현재 모습은 화려했던 시절과 다르게 위축된 모습이 역력하다.

홍산로 일대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는 이모씨는 “이곳은 도시계획 당시 잘못된 주차공간 부족과 전국적으로 재확산 되고 있는 코로나19 영향 때문에 상가마다 수입이 반토막 날 정도로 엄청나게 줄어들었다”며 “초창기 왕성했던 시절에 비하면 평균 절반 이상, 많게는 60%까지 손님이 뚝 끊겨버린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부푼 꿈을 안고 2~3억씩 가지고 창업을 했다가도 손님이 없어 영업에 곤란을 겪게 되고 대출금이나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폐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터진 초반에는 그런대로 장사가 됐지만 지금은 수개월째 임대료를 낼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손님들이 중심상가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주차장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은 이 지역의 가장 큰 맹점”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전주 신시가지를 중심으로 주상복합아파트가 지속적으로 들어서면서 아파트 내 상가 공실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주상복합아파트를 끼고 천변을 휘감아 도는 세내로 주변에는 고층의 주상복합아파트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주상복합아파트 상가 임대는 그야말로 전멸 상태다.

K주상복합아파트 1층 상가에는 마트와 카페, 신협을 빼면 거의 모든 상가가 공실로 남아 있다.

지하4층 지상 42층의 고층아파트에 5개동 500여세대가 살고 있지만 아파트 상가는 텅텅 비어있다.

바로 옆 중소형 아파트인 또 다른 K주상복합아파트에도 세탁소, 공인중개사 사무실 등 2~3곳을 빼면 입주가 전무하다.

같은 라인의 주상복합 S아파트에는 마트나 공인중개사 사무실, H아파트에는 미용실, 빵집, 공인중개사 사무실 외에는 상가가 대부분 비어 있다.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내부 중심상가보다는 입지여건이 불리하다고 할 수 있지만 빈 상가는 수년째 넘쳐나고 있다.

인근 네거리 일반상가인 S타워 건물에도 ‘임대’ 글씨가 나붙은 가게들이 눈에 띄었다.

이외에도 전주상공회의소 건물 1층은 수개월째 임차인이 없어 아예 방문객 휴게실로 바뀐지 몇 달이 지났다.

카페 등 다른 업종이 들어설 수 있는 곳이지만 임차인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휴게실로 사용하고 있다.

인근 도청 네거리 R오피스텔 1층에도 은행이 나간 자리에 아직까지 입주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주 서부신시가지는 2000년대 초반 호황을 누리던 서신동을 서서히 잠식해 들어갔던 적이 있다.

서신동 상권은 서부신시가지 상가에 급속도로 점령당했고 전북대학교 구정문 상권도, 중화산동 상권도 블랙홀처럼 흡수했다.

당시 서부권 개발에 따라 자연스럽게 구도심 지역의 인구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수년 동안을 거쳐 구도심 동부지역인 풍남동과 완산동의 인구는 점점 줄어들었고 동서학동이나 진북동, 노송동 등의 인구도 급감했다.

반면 서부권인 효자4동(현재는 효자5동과 분동)이나 중화산2동 등은 인구가 늘었다.

상권의 부흥이 인구 이동을 낳고 도시발전으로 이어진다는 정설이 입증된 것이다.

서부신시가지는 또 공공기관과 신축 상가들이 속속 들어서고 사람들이 몰리면서 상권의 중심지로 자리를 잡았다.

이처럼 ‘부르는게 값’으로 상한가를 올리던 서부신시가지의 상권은 불야성을 이루며 구도심의 상권을 집어삼켰지만 이후 침체기를 거듭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서부신시가지가 절정기를 맞았을 때 구도심 지역은 기진맥진했다.

서부권에 도시개발이 집중되면서 구도심은 상대적으로 침체기를 맞았던 것이 사실이다.

수십 개의 관공서와 공공기관들은 지난 2005년 이후 서부신시가지 등으로 속속 둥지를 옮기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이나 터미널 등을 중심으로 발달했던 구도심 지역은 침체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 같은 상황은 덕진동 전북대 구정문 일대도 마찬가지였다.

대학가 중심상권으로 오랜 명성을 구가했던 전북대 구정문 일대는 신시가지의 등장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근 둘러본 전북대 인근 상가들도 오랜 경기불황과 코로나19 사태로 신음의 연속이다.

지난해에는 개강을 맞은 학생들로 활기를 띠는 모습이 일상화됐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한 때 북적거리던 상가 손님은 절반 이상 비어 있고 한산한 분위기를 보였다.

몇 몇 상가에는 ‘임대’ 글씨가 나붙은 가게들도 자주 눈에 띠었다.

상가 문을 열지 않고 자물쇠만 굳게 걸어 잠근 상가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한 음식점 주인은 “손님이 없으니 매출이 없고 매출이 없으니 임대료조차 내기 힘들다”며 “코로나19가 터지고 상권이 예전만 못하면서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아 언젠가는 폐업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커피숍 주인은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나마 지난 상반기에는 근근이 살아갈 수 있었다”며 “하지만 몇 개월 새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재확산 되면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출하락을 경험하고 있고 상가들도 여러 곳이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전주시는 전북대 대학로 상인회와 협력을 강화해 침체된 상권을 되살리려는 노력을 경주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불청객’ 코로나19가 침범한 대학 상인들의 신음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전국 평균 웃도는 상업용 상가 공실률  

코로나19 사태로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전북지역의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전국 최고수준에 이르고 있다.

소규모 상가를 중심으로 공실률이 크게 증가한데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도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오랜 경기불황이 코로나19와 맞닥뜨리면서 상가 임대조차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임대료도 전년 보다 소폭 하락한 상태다.

신도심 상권은 물론 구도심, 대학가 인근 상권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전북지역의 4층 이하 소규모 상가공실률은 12.5%로 상반기보다 2.9%p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 6.2%의 2배 수준이며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공실률이었다.

가뜩이나 심각하게 여겨졌던 상가 공실의 서막을 알리는 수치였다.

올해 2분기 들어서도 전북지역 중대형 상가들의 임대시장 동향을 보면 공실률이 전국평균 대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의 상가 공실률은 시간이 흐를수록 큰 편차를 보였고 16.6%로 전국 평균 12.0%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업용 부동산 임차인들은 대부분 소규모 자영업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결국 공실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폐업 등이 많다는 것을 증명한다.

재확산세로 이어진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부동산 임대료는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창업이 줄고 따라서 임대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전북지역 특히 전주지역의 공실률이 높은 것은 개발비용 충당을 위해 서부신시가지와 혁신도시 등 신규 택지개발 지구에 상업지역을 지나치게 많이 배정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기존 업무용지를 상업지역으로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하면서 인구에 비해 상가가 넘쳐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주의 경우 서부신시가지와 전북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지나친 임대료 상승이 공실률 증가로 이어졌다.

여기에 경기침체와 인구 감소 가속화 등이 공실률을 높이는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사정은 구도심 상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둘러본 구도심의 한 중심지역인 관통약국 네거리 주변 상가에는 간간히 ‘임대’ 표시를 해놓은 건물들이 눈에 띈다.

쭉 뻗은 충경로 객사 맞은편에도 상가 2~3개가 공실로 남아 있다.

그 동안 구도심 살리기에 앞장서 온 전주시의 노력으로 빈 상가가 줄어들었지만 올해 초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 발생으로 상인들은 어려움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구도심을 중심으로 임대료가 하락하면서 전체 상업용 부동산 임대료도 하락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임차 수요가 감소해 전반적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더욱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역경제가 갈수록 악화된데다 코로나19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전북의 상가 공실률도 전국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서부신시가지와 전북혁신도시 중심의 전주지역 마저 유난히 상가 공실률이 높은 상태”라며 “공실이 많아지면서 은행을 통해 빌린 차입금을 되갚기 위해 상가 임대료까지 오르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급등한 공시지가가 상업용 부동산 거래 침체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경기 침체로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공시지가 급등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거래 침체로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시지가 인상이 상인들의 임대료 증가로 이어져 ‘상권 내몰림’ 현상으로 심화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석도 내놨다.

전주시내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도내 경제 상황이 긴 불황의 터널을 넘어온데다 올해부터 터진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활성화되지 못하면서 소비 심리까지 얼어붙는 바람에 상가 공실률이 상승했다”며 “최근에는 전북지역 어느 곳을 보더라도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 관심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상가 공실이 늘어나는 것은 주택시장 침체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주택시장 침체가 수익형 부동산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돼 부정적인 지표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 같다”며 “상업용 부동산은 당분간 매수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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