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로 예식미룬 예식장-웨딩의 거리 상황보니

신혼부부 연기-규모축소해
기관행사 없고 방역부담만
가전-가구업계도 매출 급감
예물줄여 귀금속도 직격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결혼식을 미루는 예비 신혼부부들이 여전함에 따라 후폭풍이 거세다.

통상 이 맘 때면 예비 신혼부부들의 결혼식 준비가 한창인 만큼 예식장 등 웨딩업계를 비롯해 가전이나 가구, 귀금속업계도 ‘가을 웨딩 특수’를 누려야 하지만 올해는 특수는 고사하고 매출 부진에 시름만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전주지역 내 예식장 2곳과 중앙동 웨딩의 거리 일대의 상황을 살펴보니, 코로나19 확산세가 하반기에는 수그러들 것이라고 예상해 10~11월로 예식을 한두 차례 미룬 예비 신혼부부 중 일부는 경비 부담으로 어쩔 수 없이 규모를 축소해서라도 예식을 진행하려는 분위기다.

하지만 추석 명절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될 것을 우려해 아예 내년으로 미루는 이들도 상당수다.

이에 현재 예약 취소나 연기 등의 문의만 있을 뿐 신규 예약을 문의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A 웨딩업체 관계자는 설명했다.

특히, 예식을 미룬 예비 신혼부부 중에는 규모를 줄이면서 폐백 등을 생략하거나 야외로 돌리는 경우도 있어 웨딩업계의 수익이 전반적으로 크게 악화, 이 상황은 올 하반기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B 예식장 관계자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 이후부터 여전히 예약 연기, 취소에 대한 문의가 많다. 이전 같으면 성수기로 11월까지 예약이 꽉 차야 하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며 “기관의 행사 등도 전무한 상황에서 방역에 대한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므로 한숨이 늘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웨딩업계만큼은 아니지만 결혼식을 내년으로 미루는 예비 신혼부부들로 가전·가구업계도 타격을 입기는 마찬가지다.

가전업계는 6~8월까지 무더위 예보에 따른 에어컨 등 냉방가전의 판매가 늘면서 버텨줬지만 ‘가을 웨딩특수’가 사라짐에 따라 매출 부진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가구업계도 매출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C 가전매장 직원은 “이 시기면 웨딩 관련 이벤트를 진행해야 하는데 올해는 그냥 가을맞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며 “상반기의 경우 예식을 하반기로 미루더라도 가전은 미리 구매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하반기에 신규 수요가 없다 보니 매출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귀금속 업계의 사정은 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결혼식을 연기하는 예비 신혼부부가 증가하는 데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작용하면서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예물을 간소화하고 있기 때문.

현재 순금은 3.75g당 29만9천원에 판매, 1년 전(23만500원)보다는 무려 6만8천500원이 올랐다.

웨딩의 거리에 자리한 R 예물전문점 주인은 “웨딩의 거리가 썰렁한 거 보면 모르겠느냐. 한창 분주해야 할 시기인데 이렇게까지 침체된 적은 처음인 것 같다”며 “특히, 금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귀금속 업계는 이중고다. 이대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긴 한숨을 내 쉬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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