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의 언어'··· 사진 예술의 현대성을 엿보다
'추상의 언어'··· 사진 예술의 현대성을 엿보다
  • 조석창
  • 승인 2020.09.14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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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경 등 4인작가 작품
내달 11일까지 F갤러리 전시

사진인문연구회 백인백색의 전시 ‘추상의 언어’가 10월 11일까지 전주 F 갤러리에서 진행된다.

예술활동의 기반을 인문학적 사유에 둔 예술가들의 전시와 그 담론의 활성화를 지원하는 이번 전시는 지난 8월 12일부터 9월 11일까지 남양주 탐네 갤러리에서 가진 1차 전시에 이어 2차 릴레이 형식으로 열린다.

전시는 우리 오감에 익숙한 현실 세계에서 리얼리티를 교란하는 방식을 발견해 서구 추상 미술과 유사한 맥락을 형성하고 사진 예술의 현대성을 보여주고 있는 권은경, 김영경, 박성민, 이혜숙 등 4명의 작가가 조형 요소와 추상 원리를 확인하며 자신들이 시각화한 추상의 온도를 느껴보는 자리다.

권은경 작가의 ‘감천’은 한국 전쟁으로 월남한 이들이 산비탈에 거주하면서 피란민촌으로 알려진 부산 감천마을에서 촬영한 사진 작업이다.

권은경은 공공미술프로젝트로 형형색색의 페인트가 입히고 벽화가 그려진 이곳에서 추상적인 이미지를 찾아 시각화했다.

직선에 의한 벽면의 등분 분할과 면적의 대소나 색감 대비에 의한 등비 분할을 바탕으로 하여, 한 벽면과 다른 한 벽면을 겹치는 방식으로 벽면을 촬영하였다.

김영경 작가의 ‘The Underground-기계실’은 지하 공간 보일러실의 기계 구조에서 추상 패턴을 포착한 사진 작업이다.

김영경은 에너지를 공급하는 기계 장치들에서 절취한 직선, 동심원 등의 기하학적인 형태와 반복적 패턴을 찾아 이를 회화적 화면처럼 보여주었다.

특히 기계 동력과 기술공학적 힘의 세계를 강렬한 색채로 표현했는데, 강렬한 원색인데도 조명을 받은 테이프의 차가운 느낌이나 블랙, 화이트, 반짝거리는 실버의 금속성 광택이 주는 전자적 느낌은 미래 이미지의 특징을 이루고 있다.

박성민 작가의 ‘오감도-후각’은 바다를 갈라 물길을 막고 육지와 섬을 연결한 새만금방조제에서 출발한 사진 작업이다.

대부분의 사진가들이 다큐멘터리적 시선으로 새만금을 바라보는 것과 달리 박성민은 바다가 죽어가면서 내뿜는 비릿함을 소재로 후각을 시각화하여 흑백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혜숙 작가의 ‘몬드리안의 정원’은 식물원에서 촬영한 사진과 몬드리안의 이미지를 콜라주한 작품이다.

이 작업은 두 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는데, 첫 번째 섹션은 몬드리안의 수직선과 수평선, 삼원색을 차용한 것이고 두 번째 섹션은 임의로 선을 구성하여 무채색 이미지를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이혜숙은 몬드리안의 추상을 계승하면서도 동세와 방향감을 지닌 식물 이미지가 지니고 있는 곡선 형태의 패턴을 찾아 이를 콜라주함으로써 추상과 구상이 공존하는 자신만의 독특한 화면을 구성했다.

김혜원 기획자는 “4인의 사진가는 추상의 시각적 형태들을 상이한 조형 요소와 추상 원리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개성과 감성에 맞는 추상 미학의 온도차를 보여주고 있다”며 “파스텔톤의 색면을 포착해 소통과 유대의 정서를 드러내거나, 생명과 부패와 사렴에 대한 질문들 등 현실세계를 거부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현대사회를 보여주는 단면으로서 추상을 추구한 결과다”고 말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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