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는 만들어지고 창조된다
전통문화는 만들어지고 창조된다
  • 전북중앙
  • 승인 2020.09.1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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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전통(傳統)이란? “어떤 집단이나 공동체에서, 지난 시대에 이미 이루어져 계통을 이루며 전하여 내려오는 사상ㆍ관습ㆍ행동 따위의 양식이다.”이며, 문화(文化)란?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이상을 실현하고자 사회 구성원에 의하여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 양식이나 생활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하여 낸 물질적ㆍ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이르는 말. 의식주를 비롯하여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따위를 모두 포함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전통문화’라 함은 시대적으로 일제강점기 이전, 즉 조선시대를 포함한 이전에 형성되었던 의식주를 비롯한 언어, 풍습, 학문, 예술 등 다양한 형태의 행동양식과 생활양식을 말한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전통문화’라 칭하는 시기를 좀 더 확대하여 근대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은 우리의 특수한 사항 바로 ‘일제강점기’인 것이다. 당시 문화가 우리의 삶속에 어떻게 반영형성되어 있는지 주의 깊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영국의 역사학자인 에릭 홉스봄의 ‘만들어진 전통’에서는 전통은 실제로 오래된 것이 아니며, 의도적(정치적, 국민정체성 창조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스코틀랜드의 ‘킬트’가 전통적인 복장이 아니며 이를 최초로 만들어 입은 사람은 잉글랜드 출신의 퀘이커 산업가라고 한다. 전통생활양식을 고수한 게 아닌 변형이고 이는 잉글랜드와의 통합 이후 스코틀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이들의 근대적 산물이라는 것이다.

‘만들어진 전통’ 제3장 의례의 역사적 맥락과 그 의미에서는 “이러한 '두터운' 묘사를 염두에 두면, 영국 왕실 기념식에 대한 이미지에는 네 단계의 뚜렷한 발전 과정이 보인다.

첫째 시기는 1820년대부터 1870년대 이전까지는, 서툴게 진행된 의례가 압도적으로 지역적이고 농촌적이며 전(煎)산업화된 사회에서 거행되던 시기다.

둘째 시기는, 빅토리아 인도의 여제로 등극한 1877년부터 1차 대전의 발발까지로, 유럽 전역과 마찬가지로 영국도 '만들어진 전통'의 전성기였다.

이 시기 과거의 의례들은 이전에는 부족했던 전문성과 호소력을 지니고 연출되었고, 새로운 의례들은 이러한 발전을 강조하도록 의도적으로 발명되었다.

그 후 1918년부터 1953년 엘리자베스 여왕의 대관식에 이르는 기간은, 영국인들 스스로가 자신들은 언제나 의례를 잘 거행했다고 믿게 된 시기다. 이것은 대체로 왕실의례라는 분야에 있어서 영국의 경쟁국이었던 독일, 오스트리아, 러시아가 모두 군주정이라는 외피를 벗어 던져 영국만이 홀로 남았던 까닭이다. 마지막으로 1953년 이래 영국이 강대국의 지위를 상실하고 여기에 텔레비전의 엄청난 위력이 결합되는 시기다.

이 시기에 왕실의례가 갖는 '의미'는, 비록 새로운 시대의 윤곽은 아직 희미하게 인식되었지만, 다시 한 번 심대한 변화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영국 군주정과 '전통의 발명'(1820-1977) - 데이비드 케너다인)

서울특별시에서는 2014년 서울시 미래유산 보전 종합계획을 수립 후 문화재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미래에 그 가치가 이어져야 한다고 판단되는 유무형의 근현대 유산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하고 있다. 그 배경은 “급속한 사회의 변화와 함께 근·현대 서울 시민의 모습이 담긴 문화유산이 멸실·훼손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래유산은 가치평가가 불완전하고, 현재에도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미래유산의 보전에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시민의 이해와 참여를 바탕으로 시민 스스로가 서울의 문화와 유산을 지키고 가꾸는 일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새로운 문화유산 보전사업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라고 한다.

서울특별시는 현재까지 5개 분야 470개의 서울미래유산을 선정하였다.

전주시 또한 2017년 4월 ‘전주시 미래유산 보존 및 활용에 관한 조례’ 제정 후 ‘전주시 미래유산보존위원회’를 구성하여 전주의 전통한옥과 함께 근·현대 건축물 및 생활유산 등을 장기적으로 보존·관리하고 ‘미래유산’으로 시민의 기억과 이야기가 담긴 유·무형 자산 등을 보존·활용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에릭 홉스봄의 ‘만들어진 전통’에서 말하듯 전통이 정치적으로 조작되었다고 하더라도 밑바닥에서 형성된 전통은 가족 또는 공동체 단위로 변함없이 존속해 왔다. 하지만 급변하는 현대의 흐름 속에 그 가치는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은 현실이다.

이에 서울특별시와 전주시가 추진하는 미래유산 프로젝트는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우리의 전통문화는 시대의 흐름과 함께 보존하고 계승하여 새롭게 창조되어야 할 것이다.

/이영욱 한국전통문화전당 정책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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