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거리두기 맞물려
추석기간 50% 이상 물량늘어
코로나 감염우려-피로 누적
한계도달··· "근본대책 필요"

코로나19 여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늘어난 배달 물량과 추석 기간 50%이상 급증한 물량이 몰리면서 배달노동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5년째 택배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강모씨(42)는 “코로나 때문에 택배일 시작한 이래 올해가 가장 힘들다.

하루 소화해야 하는 물량이 확실히 늘어난 것 같다”면서 “장시간 노동으로 이미 몸이 지친상태 인데 추석 물량까지 겹치면서 몸이 버텨낼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되는 택배기사들은 배송하는 물량의 건수에 따라 수입을 올린다.

기사들에게는 각자가 책임지는 ‘책임 배송구역’이 배당된다.

자신이 맡은 구역에 배송 물량이 늘어나면 늘어난 만큼 해당 물량을 전부 책임지고 당일 배송해야 한다.

이들은 이로 인해 늘어난 업무시간으로 인해 누적된 피로로 언제 쓰러질지 모른다는 걱정을 안고 일터에 나간다고 털어놨다.

강씨는 “배달은 고객에게 직접 가서 물건을 전달하는 일인데 아파트와 엘리베이터를 매일 돌아다니다 보면 혹시라도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을까봐 걱정이 된다”며 “몸으로 먹고사는 직업이다 보니 하루 종일 마스크를 끼고 일하는데 아직은 날씨가 더워 호흡이 가빠지고 빨리 지치게 된다”고 호소했다.

전주 만성지구 아파트에서 만난 택배기사 정모씨(38)도 “추석 등 명절 전후로는 물량이 몰리면서 힘들긴 했지만 올해는 코로나 이후 업무시간으로 따지면 하루 2시간 이상 근무 시간이 늘어났다”면서 “정부에서는 비대면 배송을 권장하지만 물건이 분실되면 책임은 모두 택배기사가 떠안아야 하는 현실이라 마음 놓고 비대면 배송을 할 수도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매일 아침 7시에 나와서 밤 11시에 퇴근한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남매가 있는데 얘들이 잘 때 나와 잘 때 들어가다 보니 깨어있는 모습 보기가 쉽지 않다”고 씁쓸해 했다.

배달 노동자들은 이미 과한 업무량으로 피로감이 한계점에 도달했다며 부담해소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코로나19 방역조치로 배달을 권장하고 있지만 정작 폭증하는 물량증가에 따르는 택배, 집배 등 배달운송 노동자의 과로사는 무대책으로 방치되고 있다”면서 “올해에 확인된 것만 7명의 택배 노동자가 과로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노동을 하면서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위장 자영업자로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내몰려 임기 웅변식의 대책으로 넘어가는 행태는 이제는 끝장내야 한다”면서 “노동부, 국토교통부는 택배, 집배, 화물운송 노동자의 과로사 대책을 비롯해 기본적인 노동권 보장, 산업안전 감독, 산재보상 등에 대한 근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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