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감백신 오염에 접종 중단사태··· 도민-병원 반응보니

재개시점 안나와 걱정커
코로나에 백신 오염까지
부모님 올겨울 어찌나나
병원마다 문의 전화 쇄도

코로나19와 독감(인플루엔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막기 위해 정부가 일찍 시작한 무료 독감 접종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도민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독감백신 오염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다음 달까지 예정된 연령대별 무료 접종 개시 일정이 줄줄이 연기될 개연성이 커진 것.

23일 갑작스러운 접종 중단 소식에 무료 접종을 기대했던 도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주혁신도시에 사는 이모씨(36.여)는 “5살 난 딸아이에게 백신을 맞히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친구에게 문자를 받고, 인터넷으로 뉴스를 확인한 다음 허탈한 심정 이었다”며 “지난 며칠 동안 예방접종을 준비하면서 아이를 일찍 재우는 등 컨디션을 조절해왔는데 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슨 독감백신이 오염되는 사태가 있는지 모르겠다. 코로나에 독감까지 연로하신 부모님도 계시는데 올 겨울이 너무 걱정 된다”고 말했다.

박모씨(41.전주시 만성동) “어제(22일) 재난안전문자를 보고 접종 중단 사실을 알았다. 생애 첫 접촉이 아니면 22일부터 가능하다고 해서 달력에 표시해뒀었다”며 “오늘은 아니라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최대한 빨리 맞히려는 생각이었는데, 정확한 재개 시점이 나오지 않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주시내 일부 병원에서도 독감예방 접종 문제로 혼선을 빚었다.

전주시 완산구의 한 소아청소년과의원 관계자는 “원장님과 직원들도 뉴스를 보고서야 알았다. 오전에만 7∼8명이 병원에 전화를 걸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뉴스를 통해 알고 있어서인지 백신 접종 건으로 찾아오는 사람은 없지만, 전화는 수시로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접종할 수 있는지, 유료 접종은 되지 않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많아서다.

이 병원은 이날 무료 접종과 유료 접종을 모두 중단했다.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했지만, 유료 백신 접종 가능 여부는 병원마다 달랐다.

전주시 덕진구의 한 소아청소년과는 “유료 접종 가능 여부를 묻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우리 병원은 유료 접종은 중단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가 무료 접종 대상 독감백신은 올해 1900만명분으로 책정됐다.

예년에 비해 만 13~18세와 62~64세가 무료 접종 대상군으로 추가됐다.

1900만도즈 가운데 정부가 조달계약으로 신성약품을 통해 공급하기로 한 물량은 1259만도즈다.

이 중 22일부터 기존에 독감 접종을 받은 적이 있어 1회만 맞으면 되는 만 18세 이하 소아·청소년과 임신부를 대상으로 접종할 500만도즈 가운데 일부가 상온에 노출돼 접종이 중단된 상태다.

도 방역당국 관계자는 “무료 접종 개시 시기가 연말이나 내년으로 늦춰지리라고는 예상하지 않는다”며 “무료 독감 접종이 중단됐지만 문제의 백신과 상관없는 유료 접종분은 중단 없이 지금이라도 맞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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