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점이 시집 ‘파스텔 톤 삽화’가 발간됐다.

시인이 직접 그린 파스텔 톤의 시집 표지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번 시집은 어떤 내용을 담아냈는지 얼추 추론이 가능하다.

'파스텔 톤 삽화'에는 시인이 그동안 틈틈이 써놓은 시 중에서 89편을 선정했는데 이는 시집의 첫 작품 '성좌 89'와 관련이 있다.

하늘에는 지금까지 88개의 성좌가 있는데 89번째의 성좌는 ‘내 영혼의 별자리’라는 것이다.

시인의 시 세계와 시작의 근간을 짐작할 수 있는 구절이다.

‘수학여생/ 오동도 동백/ 툭-지는 절개/ 방파제 파열음/ 신기루 저편/ 자귀꽃 열기/ 지워진 발자국/ 흰 그림자/ 안으로 난 길/ 물 오른 수선화’(파스텔 톤 삽화 중에서) 여수로 떠난 수학여행에 대한 기억을 간명하고 절제된 어법으로 노래한다.

툭 툭 던지는 듯한 말투지만 한 구절 한 구절 엮다보면 하나의 삽화로 완성된다.

오동도 동백과 방파제 파열음은 아무 연관이 없는 듯하지만 이들은 파도에 의해 만들어진 흰 그림자와 물 오른 수선화도 다시 조우한다.

한 폭의 그림을 보는듯한 느낌이다.

파스텔은 또 시인에게 유토피아로 인도하는 길잡이다.

‘계절의 모퉁이/ 돌고 돌아/ 파스텔 톤 오선지에 얹힌/ 시어/ 시간의 그물에 걸린/ 내일을 찾아가는 상그릴라’(유토피아 중에서) 계절은 돌고 돌아 또 다른 계절을 인도하기 마련이다.

시간의 그물에 걸린 파스텔 톤 시어는 또 다른 내일을 찾기 위해 분주하고, 시인은 이를 통해 자신만의 유토피아를 꿈꾸게 된다.

양병호 시인은 “이점이 시인은 세계와 사물을 긍정적이고 낙낙한 시선으로 조망한다.

그가 응시하는 세계는 화합과 조화를 이룬 평화로운 특성을 지닌다”며 “시인은 부정적 세계 인식을 제거하고 긍정과 낙관의 가치관을 형성화하고 있다.

순수 서정시의 본령을 준수하며, 긍정주의, 자연주의, 낙관주의 특성을 드러낸다”고 평했다.

시인은 “훌떡 뛰어버린 시간은 보이지 않지만 편 편 마음에 새겨진 것들이 씨줄 낱줄로 한 편 한 편 시가 되었다”며 “삶은 그만그만한 색깔이지만 순간순간이 파스텔 톤 삽화로 그려질 때면 아련한 행복으로 다가온다.

정답없는 삶일지라도 사유할 수 있는 열정으로 어느 기저에 다다를 때까지 가볼 수 있는 길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전북 순창 출생으로 2015년 ‘시와 산문’에 등단했다.

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 전북시인협회, 한국문인협회 전주지회, 전북펜문학회, 한국미래문화, 두리문학회, 샘문학동인 등에서 활동중이며, 전북문인협회 사무국장을 역임했고, 전북문인협회 사무차장, 전북문학관 사무국장을 지내고 있다.

그림 실력도 뛰어나 한국미술협회 문인화 작가 및 묵객 서예 초대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제41회 전북여성백일장 산문부 차상, 제28회 전국춘향미술대전 문인화 대상, 제23회 전북예총하림예술상 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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