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 한가위가 곧 돌아온다.

올해는 유난히도 새해 벽두부터 중국 우환에서 날아온 코로나19로 인하여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게 벌써 시월이 며칠 남지 않았다.

해마다 이맘때 되면 ‘한가위만 같아라’ 구호가 참 아름다웠다고 생각했는데, 금년 한가위는 즐거움보다 전염병 확장이라는 걱정부터 앞서게 되는 것은 어쩐 일일까?추석 한가위 하면 오곡백과가 무르익어가고 들판에 누런 나락이 고개 숙여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점잖게 인사하는 때인데, 올해는 유난히 길었던 장마와 세 번에 걸친 태풍으로 한마디로 인고의 한 해였다.

추석은 기록에 의하면, 예기의 춘조월 추석월(春朝月 秋夕月)이란 기록에서 옮겨온 것으로 가을밤인 추석에 1년 중 가장 밝은 달빛을 볼 수 있어 상고시대부터 농경민족에게 아주 특별한 날이 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추석을 중추절(仲秋節)이라고도 부르는데 가을의 계절인 음력 7.8.9월 중 음력 8월이 가을의 중간이고 15일이 8월의 중간이기 때문에 ‘가을의 한가운데 있는 명절’이란 뜻에서 추석을 중추절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또한 추석을 우리 고유의 말로 ‘한가위’라고 부르는데 한가위의 어원은 ‘가을의 한가운데’를 의미하며 ‘한’은 어떤 낱말 앞에 붙어서 ‘크다’는 뜻을 의미하는 우리 고유의 말이다.

한가위란 추석 명절에 ‘크다’의 접두사를 붙이는 것은 추석이 우리나라 명절에서 가장 크다 라는 뜻도 있고, 이 시기에 오곡백과가 탐스럽게 익는 계절이라 일 년 중 가장 먹을 것이 풍부한 계절인 까닭일 것이다.

그래서 추석명절에 우리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덕담을 주고받는다.

그러나 금년에는 코로나 전염병 창궐과 태풍 영향으로 추석 명절에 앞서 걱정부터 시작된다.

더욱이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인 팬데믹 현상으로 유행하고 있고 아직도 전국적으로 식을 줄 모르고 활개치고 있다.

정부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조와 모이기를 힘쓰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고, 가급적 자택에 가만히 있으라고 권고한다.

노인들이야 불편해도 집에 칩거할 수는 있어도 한 참 혈기 왕성한 젊은 세대들은 움직이지 말라고 하면 오금이 저려오고 엉덩이가 쑤셔올 것이다.

해마다 추석 때가 되면 이곳저곳 선물 돌리기 위해 재래시장터와 농산물센터나 마트에 들러 추석선물 골라야 했지만, 올해엔 사람 많은 곳은 꺼리고 움직이는 것조차 부담되는 그런 추석이 되었다.

긴 장마와 잦은 태풍으로 농촌 수해가 심하였고 채소나 과일값이 두세 배 이상 뛰어 서민들이나 봉급생활자에게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는 수해재난기금을 일시적으로 풀어 잠시 입막음을 하였지만 코로나로 인하여 영업제한과 거리두기로 인하여 많은 자영업자들이 생계유지에 힘들어 하고 있고, 사업장 지키기에도 벅찬 시기이다.

이렇게 경제적으로 피폐해진 상황에서 추석은 다가오는데 도무지 흥이 나지 않는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ᆢ라는 덕담이 올해엔 통할지 모르겠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그나마 한가위가 돌아오면 재래시장도 분주하고 오고가는 선물 보따리로 택배업체나 오토바이 배달도 바쁘지만 금년 한 해에는 다가오는 한가위가 반갑지는 않을 듯하다.

고속도로 통행료도 작년까지는 무료였지만, 금년에는 코로나 유행으로 가급적 이동제한하기 위해 고속도로 통행료를 유료까지 시행할 예정이라 하니 외지에서 고향 찾아오는 분들도 가벼운 마음이 아닐 것이고, 그렇다고 가고 싶은 고향, 뵙고 싶은 부모님, 안보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통행료 징수한다고 고향 찾는 마음까지 막지는 못할 것이고 차라리 그런 제재보다 마스크 한 박스라도 주면서 고향 부모님께 전달하라고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금년 추석은 시국이 어수선하여 이래저래 흥이 나질 않는다.

추석을 앞에 두고 길거리에 걸린 어느 현수막이 눈에 띈다.

불효자식은 ‘옵’니다.

예전처럼 신나고 자유스런 추석 한가위가 되었으면 좋겠다.

/신세대 건축 추원호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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