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백신폐기될경우 물량 부족
가격인상 우려에 유료접종 쏠려

올해 초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마스크를 사려고 줄 섰던 시민들이 최근에는 독감 예방 접종을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독감 백신 오염으로 무료 접종이 잠정 중단되면서 돈을 내고서라도 맞겠다며 줄을 서는 것.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와 고령층을 중심으로 백신 품귀 현상에 대한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품질 검사 중인 백신이 폐기될 경우 물량이 부족해져 접종이 어려워지고, 접종 가격마저 오르는 게 아니냐고 우려한다.

이에 따라 일반 시민은 물론 일부 무료접종 대상자들까지 유료접종으로 쏠리면서 병의원에는 독감예방접종을 받으려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오후 전주시 덕진동 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

독감 예방 접종을 위해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접종실 문밖까지 긴 줄을 선 채 차례를 기다기고 있었다.

일반 병원보다 저렴한 가격에 접종이 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무료접종 대상인 자녀들까지 데리고 나온 부모들의 모습도 상당수 눈에 들어왔다.

줄을 선 시민들은 무료 접종 백신이 못 미더워서, 혹시나 백신이 일찍 동날까봐, 다양한 이유로 줄을 서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김모씨(62)는 “마스크 살 때도 줄 섰었는데 독감예방 주사도 줄을 서야 되니 화가 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모씨(36.여)는 “5살 3살 난 딸 아들이 있다. 2주가량 걸린다는 품질 검사 결과를 기다릴 수도 없고, 만약 검사 결과가 괜찮다고 해도 맞추기가 찝찝하다”며 “아이가 무료 접종 대상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유료 접종이 낫지 않을까 싶어서 빨리 맞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주 혁신도시의 한 소아청소년과에도 유료 독감예방접종 문의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전화 받느라 다른 일을 못할 지경이다. 오시면 언제든지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북지역 맘카페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독감 백신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유료로 맞는 게 좋을 듯하다” “아이들 독감 백신, 유료라도 접종하는 게 나을지 고민이다. 무료 접종 기다리다가 못 맞는 게 아니냐”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가격 인상 우려도 심심찮게 나온다.

품질 검사 중인 독감 백신이 폐기될 경우 그만큼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유료 접종이 지금보다 더 비싸지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건강보험의 적용을 못 받고 비급여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유료 접종의 경우 병·의원에서 자체적으로 접종비를 결정하게 돼 있다.

현재 병·의원의 4가 독감백신 접종비는 약 3만5000원에서 4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독감백신 무료 접종 대상자는 생후 6개월∼만 18세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 임신부, 만 62세 이상 어르신이다.

이외 연령대는 유료 접종을 해야 한다.

단 무료 접종 대상자라고 해도 유료로 접종하는 건 가능하다.

한편 도내 소아청소년과병원 관계자는 “독감 면역력이 생기려면 2~3주는 걸리므로 유행하기 한 달 전에 맞는 것이 좋다”며 “10월에서 11월쯤 맞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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