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병의원 13~28세무료접종
정부지침 어기고 20~70대에
유료접종··· 시, 위탁계약 해지
행정조치 "부작용보고 없어"

'상온 노출' 사고로 사용이 중지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전주시민 179명이 접종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전주시 보건소는 25일 " 상온에 노출된 독감 백신 179개가 시민에게 접종됐다" 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전주의 일부 병 의원등은 정부의 백신 관리 지침을 어기고 정부 조달 백신을 돈을 받고 접종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정부 지침에 따르면 개별 의료기관은 자체 구매한 유료 백신과 정부 조달 무료 백신을 구분해야 한다.

전주시 보건소에 따르면 문제의 '상온 노출' 백신은 지난 14∼21일 전주 지역에 3만5천여개가 전달돼 이 중 3만2천여개가 접종 위탁계약을 한 300여개 병·의원으로 배분됐다.나머지 3천여개는 보건소가 보관 중이다.

애초 이 백신은 22일부터 13∼28세 청소년에게 무료로 접종될 예정이었으나 '상온 노출' 사고로 접종이 금지됐다.

하지만 전주 지역 13개 병·의원은 이 백신을 20∼70대 성인 179명에게 유료로 접종했다.

이들 병·의원은 청소년에게 사용할 백신을 오는 10월부터 접종하게 돼 있는 성인에게 일정을 어겨 미리 접종하고, '상온 노출'된 무료 백신을 유료로 전환해 접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병·의원은 접종 중단 조치를 모르고 22일 오전 이 백신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시는 이들 13개 병·의원과 이날 위탁계약을 해지했으며, 관련 법에 따라 행정조치를 할 예정이다. 

상온 노출 백신의 안전성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소 2주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최종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현재까지 접종이 중단된 독감 백신을 맞은 사람들 가운데 이상 증세는 없는 것으로 발표됐지만 불안감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일부 병·의원에서 정부조달물량을 접종개시일 보다 앞서 유통한 사례까지 드러나면서 '접종불신'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보건소관계자는 " 독감 백신은 일회용으로 주사기에 충전돼 밀봉 상태로 공급되기 때문에 오염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

아직 이상반응이나 부작용도 보고되지 않았다" 며 과도하게 불안해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12세 이하 임산부는25일 오후부터 접종을 재개하고 나머지 대상에 대해서는 유통과정 조사와 품질검사 등의 결과를 바탕으로 재개여부 추후 안내하기로 했다.

/김낙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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