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3개월째 0%대
9월 105.97 전년비 0.9% 상승
장마-집중호우에 농산물↑

도내 소비자물가가 전반적으로 저물가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긴 장마와 집중 호우에 따른 침수피해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했지만 경기 침체로 인해 석유류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6일 호남지방통계청 전주사무소가 발표한 ‘2020년 9월 전북지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05.97로 전년동월대비 0.9% 상승했다.

지난 7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3월(1.1%)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이는 지난여름 긴 장마와 폭우 등 기상여건 악화와 추석명절 수요로 신선식품 강보합세에 힘입은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0%대 상승률에 머무르고 있어 경기침체에 따른 저물가 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국내·외 투자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석유류가 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하고 있는 것.

이를 품목성질별로 살펴보면, 우선 식탁물가와 직결되는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무려 13.6%가량 상승했다.

배추(74.9%), 무(101.8%), 양파(65.5%) 등 채소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 이어 복숭아(43.9%), 포도(23.48%), 사과(9.1%) 등 과실류는 물론 축산물(8.1%)) 및 수산물(1.9%) 또한 오름세를 기록함에 따라 식탁물가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여름 긴 장마와 집중호우에 따른 작물시설과 재배지 침수로 인해 출하량이 감소한 가운데 추석 명절을 맞아 수요량이 증가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달리 코로나19 여파로 대내외 경기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원유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경유(-16.2%), 휘발유(-10.9%) 등 석유류 가격이 11.8%나 급락, 이 여파와 소비 위축에 공업제품은 전반적으로 1.0%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지수의 가중치가 가장 큰 서비스의 경우 전세(-0.7%)와 공공서비스(-1.9%)는 하락했지만 보험서비스료 등 개인서비스(1.1%)는 상승하면서 1년 전보다 0.3% 소폭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런 저물가 기류 속에서 대내·외 경기가 풀릴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짐에 따라 저성장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물가, 저성장이 오랜 기간 동안 이어질 경우 경제 활동의 침체 가속화가 불가피한 만큼 현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큰 실정이다.

이로 인해 저물가, 저성장에 맞는 단계적 경제 활성화 정책을 확대,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내 경제전문가는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지만 이보다 가중치가 큰 공업제품이 마이너스를 이어가면서 전체적으로 저물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저물가와 저성장 현상이 짙어질 경우 가계의 소비가 줄고, 기업의 생산 활동 위축 및 고용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불러와 경제 균형을 무너뜨리게 되는 만큼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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