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 평년보다 84% 급등
고추-깐마늘 양념값도 껑충
담그는 것보다 사먹는게 싸
마트등 포기김치 금새 동나

김장철을 앞두고 ‘포장김치’ 대란 조짐이 일고 있다.

올해 긴 장마와 집중호우, 연이은 태풍으로 배추, 무 등의 출하량이 감소한 데다 가격마저 폭등하자 포장김치를 찾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면서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도내 대형마트에 따르면 현재(8일 기준) 배추(상품·10kg) 평균 도매가격은 2만2천180원으로, 1년 전보다 25.7%, 평년보다 83.9% 올랐다.

무(상품·20kg) 역시 평년보다 41.3% 오른 2만4천100원에 도매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양념채소인 건고추(화건·상품·30kg)와 붉은고추(상품·10kg)는 도매시장에서 각각 80만1천원, 17만4천원에 거래되는 가운데 1년 전보다 각각 86.3%, 131.6% 올랐다.

깐마늘(상품·1kg)은 소매시장에서 44.4% 오른 1만251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생강 등도 평년보다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김치를 직접 담그는 것보다 지난해보다 판매가격 소폭 오르긴 했지만 사 먹는 것이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만큼 포장김치를 찾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포기김치의 경우 가져다 놓기가 무섭게 연일 동나는 현상이 지속, 이로 인해 현재 대형마트마다 공급 물량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종가집, 비비고 등 인기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수량이 절대적으로 부족, 이에 그 빈자리를 그나마 여유가 있는 총각김치, 갓김치 등이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A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김은자 씨는 “배추뿐만 아니라 김장 채소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라서 직접 담는 것보다는 사다 먹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사러 왔다”며 “그런데 진열대에 포기김치만 없더라”면서 발길을 돌렸다.

대형마트뿐 아니라 온라인몰에서도 포장김치가 날개 돋친 듯이 팔리고 있으며, 포기김치는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국내 김치시장 1위 브랜드인 종가집의 자사 온라인몰인 정원e샵에서 판매하는 포기김치는 대부분 일시품절로 표시된 상태며, CJ더마켓에서는 포기김치를 찾을 수 없는 가운데 한정 판매하고 있는 썰은 김치마저 품절됐다.

뿐만 아니라 홍진경 더김치 등 중소 김치제조업체도 생산에 차질이 빚어짐에 따라 현재 수급이 원활치 않음을 사전 공지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판매 중단까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지출하량이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급등한 원재료 가격 역시 부담으로 작용한 가운데 폭주하는 주문량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음에 따른 것.

더욱이 향후 고랭지배추 공급으로 지금보다 배추 공급물량 확대 및 가격 하락이 이어진다고 해도 양념재료 가격이 강보합세인 만큼 포장김치를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여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포장김치를 가져다 놓기 무섭게 팔리고 있다. 지난해보다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현재 배추가격이 오른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셈이기 때문”이라며 “이에 제조업체도 계약이 된 대형마트에만 겨우 납품하고 있는 상황으로, 앞으로도 포장김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여 품귀현상은 물론 가격 상승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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