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도 사람의 행동에 반응한다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13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식물이 인간 행동에 대해 기체 화학물질을 통해 반응하는 현상을 포착하고 인간과 식물의 교감 가능성을 확인했다.

식물은 초식동물이나 곤충이 자신에게 해를 가하면 위협에 처한 정보를 다른 식물과 화학물질로 주고받는다.

이때 정보를 전달하는 화학물질을 ‘화학언어(chemical word)’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화학물질이 ‘메틸자스몬네이트(MeJA: methyljasmonate)’이다.

농진청은 식물이 인간 행동에 실제 반응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두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대상 식물은 새로 개발된 식물보다 야생종ㆍ토종 식물이 화학언어 물질을 더 많이 배출한다는 기존 연구에 착안해 선정했다.

종자를 퍼트리기 위해 인간을 이용하는 식물(우슬, 도깨비바늘)과 인간이 식용으로 이용하는 식물(갯기름나물, 우산나물)을 대상으로 사람이 식물에 가까이 접근해 입김을 내뱉었을 때 화학언어 물질이 얼마나 발생하는 지를 측정했다.

그 결과 ‘우슬’과 ‘도깨비바늘’은 메틸자스몬네이트를 0.04ppb(피피비)씩 배출했지만 ‘갯기름나물(0.35ppb)’과 ‘우산나물(0.36ppb)’은 이보다 약 9배 많은 메틸자스몬네이트를 배출하는 것을 확인했다.

기존에 해외에서 식물과 곤충 사이의 관계를 연구한 적은 있지만 식물과 인간의 사이의 화학반응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에 막연하게만 여겨온 인간과 식물의 상호작용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려는 최초의 논문이라는 점을 인정받아 올해 7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과학기술우수논문’으로 선정됐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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