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률 61.2% 무늬만 올 최고
취업자 95만명-실업자 2만명
무급가족종사↑ 내실 없어
소비심리-내수활성 꾀해야

도내 고용시장이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대내외 경기 침체로 일시 휴직자가 다시 증가한 데다 무급가족종사자 증가세 역시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 사태가 적어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을 대비해 기업들이 채용문을 쉽사리 열지 않고 있어 당분간 고용시장의 위축은 불가피, 이에 경영애로 해소를 위한 내수경기 활성화, 온라인 시장 개척 지원 등의 정책이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반복되고 있다.

18일 호남지방통계청 전주사무소가 발표한 ‘2020년 9월 전북지역 고용동향’에 따르면 도내 고용률은 61.2%로 전년동월보다 1.4%p 상승했으며, 올해 들어 최고치다.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만7천명 증가한 95만1천명이며, 실업자는 4천명 정도 감소한 2만명, 실업률은 2.0%로 집계됐다.

고용지표만 놓고 보면 회복세로 풀이할 수 있지만 이는 무급가족종사 증가세에 힘입어 비임금근로자가 는 데다 취업자에 포함되는 일시 휴직자가 또다시 증가함에 따른 것으로, 이에 개선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섣부르다고 도내 일자리 관련 지원기관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다시 말해, 고용시장에 부는 한파가 여전, 고용의 양은 물론 질의 악화가 여전하다는 의미다.

취업자를 산업별로 살펴보면 농림어업은 전년동월보다 1만1천명(6.2%) 정도 증가한 18만9천명으로 파악됐다.

지리적으로 농업이 발달한 데다 이 시기는 농한기로 고용이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

취업자 규모가 큰 사회간접자본 및 기타 취업자(64만3천명)의 경우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이 늘면서 소폭 증가(0.9%)하기는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이 6.6%(1만1천명)나 감소했으며, 건설경기 역시 크게 악화되면서 건설업 취업자도 6천명 정도 줄었다.

이어, 기업 경기를 짐작할 수 있는 광공업 취업자(11만9천명)는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비임금근로자와 임금근로자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비임금근로자는 자영업자는 물론 무급가족종사자가 여전히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전년동월보다 1만4천명 증가한 34만1천명으로 집계됐다.

임금근로자의 경우 상용근로자와 임시근로자가 각각 2.1%(8천명), 6.7%(9천명) 증가했지만 일용근로자는 무려 20.8%(1만3천명)나 감소함에 따라 1년 전보다 0.6% 소폭 증가한 60만9천명 파악됐다.

결국,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기와 민감한 직종의 취업자는 감소한 셈이다.

이로 인해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 일이 늘면서 자영업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주로 1인 창업이거나 고용 여력이 없어 가족의 손을 빌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무급가족종사자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8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 이는 고용의 질적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임금근로자 역시 상용근로자보다는 임시근로자의 증가폭이 더 크다는 점 또한 이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대내외 경기 활성화의 불씨마저 꺼뜨릴 경우 저성장, 저소비가 고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침체기가 길어질 경우 이를 되살리는 일이 쉽지 않은 데에 따른 우려다.

이에 소비 활성화, 판로개척 지원 등을 통해 침체된 경기에 활기를 불어넣어 고용시장의 양적·질적 확대를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도내 일자리 관련 지원기관 관계자들은 “현재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자영업자나 기업들이 채용의 문을 열지 않고 있다.

현상을 유지하는 기업들 역시 코로나19 사태가 더욱 길어질 것을 대비해 채용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있는 분위기”라며 “이런 분위기가 고착화되기 전에 소비심리 개선은 물론 내수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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