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현안사업인 남원공공의대 설립에 반대의사를 표명한 조남천 전북대병원장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도민들은 전북에 있는 국립대병원장으로써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자질논란까지 일고 있다.

지난 20일 광주시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전북대병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배준영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공공의대 신설에 대한 찬반입장을 물었고 이에 대해 조 병원장은 ”우리 병원은 당연히 공공의료를 책임지고 해야 할 의무도 있고 그 준비도 돼 있다”면서 “이에 공공의대 신설을 반대 한다”고 밝혔다.

또 공공의대를 설립하게 되면, 많은 예산과 시간을 필요로 하고 의료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고도 설명했다.

조 원장은 “기존의 거점 국립대 병원의 교육 인프라가 갖춰진 공공의료기관에서 수련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의료 인력 양성에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조 병원장의 답은 전공의 부족 등 그동안 공공의료 인력 배출에 지역거점의료기관의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의문이 드는 상황에서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2018년부터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해온 전북도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전북대병원은 산부인과, 흉부외과, 소아과 등에서는 전공의를 구하지 못해 주임교수들이 한 달에 수십 번씩 야간당직을 맡고 있는 상황인데 그 수장이 의료진 양성에 반대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전북대병원 전공의 181명이 공공의대설립과 의대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파업했던 것에 비춰봤을 때 ‘의사’선배 입장에서 한 발언은 아닌지 조심스런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 병원장은 또 의대생 국시 재 응시가 허용되지 않을 경우 의료인력 공백이 2천700여명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의 ‘아량’을 요구했다.

“수능시험은 1분만 늦어도 시험을 못 보고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응시의 기회를 두 번이나 줄 때 병원장들은 뭐 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질타가 ‘사이다’로 느껴진 건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정 의원은 이날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의사인 이태석 신부, 장기려 박사를 예로 들며 조 병원장과 작금의 의료파업 사태를 강하게 질타했다.

조 병원장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이유는 그들이 늘 말하는 ‘지역과 함께하는’ 지역거점대학, 그리고 그 대학의 국립대병원장으로써가 아니라 ‘의사 선배’, ‘의사 대변자’를 자임하고 나섰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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