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고3 학생이 독감백신을 맞고 숨진데 이어 고창과 대전, 제주에서도 독감백신을 접종한 후 숨지는 사례가 벌어졌다.

잇따르는 독감백신 사망 사고.

접종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국민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독감 백신에 이상 반응 신고도 20일 기준 431건에 달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 우려 때문에 반드시 독감 예방접종을 하겠다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잇따른 사망 소식에 정부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백신 접종을 미루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자식들이 고령층 부모에게 접종을 당분가 보류하라고 말리는가 하면 영유아와 초등생을 둔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접종 여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쯤 되면 ‘독감 백신 포비아’라 불릴 만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엿새 동안 전국적으로 무려 9명이 독감예방주사를 맞은 후 갑자기 사망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백신 물량 부족 사태 탓인지 일선 병·의원에서는 “그래도 지금 맞는 게 낫다”는 분위기가 우세, 현장의 독감백신 접종 행렬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독감백신과 사망의 인과관계를 신속히 규명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두리뭉실한 기자회견이나 발표가 아닌, 신속하고 정확한 사망 원인 규명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숨진 고교생에 대한 1차 부검 결과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아 사인은 미상”이라고 밝혔다.

명확한 결론은 약 1주일 후 2차 부검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다고 한다.

다른 사망 사례에 대해서도 정밀 부검을 진행 중인데 결과는 다음 주초에나 나온다.

하지만 시간이 없다.

더 서둘러야 한다.

이미 독감 백신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진 상태다.

48만명분의 백신이 유통과정에서 적정 온도를 벗어나 회수됐고, 61만5000명분의 백신에선 흰색 침전물이 발견돼 접종이 중단됐다.

이런 상황에서 백신 접종 사망 사건까지 잇따른 것이다.

정부는 하루빨리 사망자들의 사인을 규명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

백신 자체나 유통과정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접종을 중단해야 한다.

백신 접종이 직접 사인이 아니라면 이 또한 신속히 밝혀 국민의 불안을 말끔히 씻어줘야 할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는 국면에서 백신 접종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다.

국민들은 접종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놓고 ‘기로’에 놓였다.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뜻뜻 미지근한 답변으로는 속 시원하지 않다.

질병청은 신속한 원인 규명을 통해 백신에 대한 국민적 공포를 해소할 방안을 하루속히 내놓고, 접종 여부를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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