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윤희 '마음으로 읽어내는 명문인화'
옛문인들 미의식 속 열락을 함께 나눠

당초 미학은 철학에서 시작됐다.

아름다울 미를 학문적으로 접근하다보니 일반인들은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경지의 학문이다.

미학은 이후 세부적으로 분류돼 음악미학, 미술미학 등으로 나눠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미학은 아직도 어려운 학문 중 하나다.

여러 학자들은 예술작품에 대해 미학적 접근을 시도해왔다.

하나의 작품을 단순히 눈과 귀로 보고 듣는 것에서 벗어나 학문적 차원에서 꼼꼼하게 파헤친 작업인 것이다.

권윤희가 펴낸 ‘마음으로 읽어내는 명문인화’ 역시 미학코드를 활용해 우리의 문인화에 대한 학문적 접근을 시도한다.

예술의 세계는 끝이 없다.

아무리 훌륭한 예술이 있어도 보는 눈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보는 이의 가슴 속에 전해져야 가치가 있다.

특히 문인예술은 깊은 철학과 학문이 전제되어 성립된다.

이에 대한 방법과 접근이 없으면 진정에 다다르기 어렵다.

추사의 세한도가 아름다움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추사에 대한 인품과 학식에 대한 천착이 되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즉 그 배경을 알고 있어야 그 가치를 알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선인들의 문인예술 중심에는 문인화가 있다.

필자는 그동안 그들의 예술세계에 조금 더 가까이 다거서는 길을 찾고 싶었다.

더 깊이 함유된 미학의 경계에 다가서고 싶었다.

마치 길 없는 길을 가는 것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한강의 투석인 격이나 하나씩 다가서다보면 그대로 우리 옛 문인들의 아름다운 세상과 열락의 세계를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추측도 해봤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책은 우리 옛 문인들의 미의식 속에 들어가 그들의 열락을 이 시대 우리와 함께 나누고자 한 저자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저자는 “가슴속엔 항상 풍죽의 문인화가 함께 있다. 붓을 잡은 지 어언 40년이 흘렀고, 풍죽의 문인화를 통해 우리 문인예술에 눈을 돌리게 됐다”며 “코로나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지만 원초에서 뒤돌아보고 스스로 우리 삶을 열어야 한다. 이를 한류인문학이라 이름 붙이고 싶다. 이젠 우리 인문학도 한류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균관대에서 철학박사를 받은 저자 권윤희는 성균관대 초빙교수를 거처 한국외국어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 철학문화연구소 초빙연구원, 한국서예협회 평론분과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자는 문인화의 개념, 가치, 심미를 주요 연구 주제로 삼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조선 문인의 예술을 연구하고 있다.

또 풍죽 문인화가로서 문인화로 두 번의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저서로 ‘강암의 풍죽’과 도록 ‘파란 댓잎 소리가 들리네’ 등이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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