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수 '이젠, 시골'··· 도시인들의 귀촌지침서
본능에 충실한 퍼머컬처를 통한 귀향 디자인

완주군 고산면 주민 세 명이 뭉쳐 책을 냈다.

수년간 시골살이를 준비했던 편집자와 일러스트레이터가 귀촌해 출판사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이들엑 퍼머컬처를 가르쳤던 임경수 협동조합 이장 대표가 자신의 글을 내어준 것이다.

책은 팬더믹 시대를 맞아 또 다른 선택을 하는 이들을 위한 지침서다.

코로나 19로 인해 도시인들이 농촌으로 몰리고 있다.

시골에서는 적은 돈으로 살 수 있고, 농사도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

조직 생활을 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일해도 된다는 생각 아래 쉽게 귀농을 결심한다.

대부분 오해와 편견, 일부 귀농인들에 제한된 사례에서 비롯된 이야기들이다.

돈을 중심으로 농사를 생각하면 답이 없는 게 현실이다.

생활공간만 바뀌었을 뿐 쳇바퀴 돌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농사는 자본주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들이 이번에 펴낸 책 ‘이젠, 시골’은 새로운 삶을 위해 사는 곳도, 사는 방식도, 하는 일도 바꾸기로 한 것이라면 좀 더 근본적으로 접근할 것을 충고한다.

이왕 연장이나 도구를 잡았을 때 짜릿한 그런 일을 찾을 것을 권유한다.

그 일을 찾기 위해 본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가슴의 소리를 들어야 하며 그 소리를 찾아 귀향해야 한다.

한 번 시작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는 일, 누군가 쉬라고 해도 조금 더 마무리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일, 몇 분이라도 빨리 시작하고 싶어서 종종걸음을 치게 만드는 일, 일하기 위한 어떤 공간의 문을 열 때 가슴이 뛰는 일, 그런 일을 찾아야 한다.

어쩌면 우리는 이제까지 본능을 억제하는 방법을 배웠고, 본능을 억제하고 살았기 때문에 본능을 찾는 일이 쉽지 않다.

그래서 어렴풋한 본능의 기억을 소환해 그 흔적을 추적해야 한다.

저자들은 이를 통해 ‘X’를 디자인 할 것으로 주장한다.

가장 우려하는 것은 농사를 지나치게 중요하게 여기고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이다.

소박한 재무적 목표를 설정하고 그 본능을 찾아내 그 본능이 X로서 재무적 목표에 대한 적절한 역할이 가늠되면 그 나머지를 충족할 수 있는 적정한 규모의 농사를 디자인하면 된다.

그래서 귀향 디자인은 본능 찾기, 다운시프트 디자인, X의 디자인, 농의 디자인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구체적인 귀향 디자인에 들어가기 전에 퍼머컬쳐를 이해하고 그 원리를 익혀야 한다.

저자 임경수는 서울대에서 환경관리를 전공했다.

이후 농업쪽으로 방향을 틀어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9년 전국 100여 유가농 농민을 인터뷰 해 홈페이지 ‘인터넷 이장’을 구축했고, 유기농도시락 전문배달점을 창업했다가 3개월만에 폐업하기도 했다.

이후 호주에서 퍼머컬처를 공부했고, 2010년 완주군으로 이사했다.

2011년 퍼머컬처대학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 전주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장을 지냈다.

현재 완주군 고산면에 협동조합 ‘이장’을 새롭게 설립해 주민자치와 지역자산화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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