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소비자물가지수 105.26
전년비 0.2%↑··· 석유류 약세
농축수산물 전년비 15.8%↑
단계적경제활성화 정책 필요

도내 소비자물가에 드리운 저물가 그늘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수해 여파로 농축수산물 강보합세를 유지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불러온 대내외 경기침체로 저유가 현상이 이어진 데다 정부의 통신비 지원 등으로 공공서비스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4개월 연속 0%대 상승률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3일 호남지방통계청 전주사무소가 발표한 ‘2020년 10월 전북지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05.26으로 전년동월대비 0.2% 상승했다.

지난 7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상승폭이 좁아진 데다, 전달에 비해서는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더욱이 0%대 상승률에 머무르고 있어 경기침체에 따른 저물가 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국내·외 투자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석유류 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여름 수해 여파가 여전하면서 농산물을 중심으로 식탁물가가 크게 오름에 따라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률은 이보다 더 큰 분위기다.

이를 품목성질별로 살펴보면, 우선 식탁물가와 직결되는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무려 15.8%가량 상승했다.

파(65.1%), 양파(76.5%), 배추(16.9%) 등 채소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 이어 사과(50.8%), 배(34.1%), 감(34.2%) 등 과실류는 물론 축산물(9.5%) 및 수산물(5.1%) 또한 오름세를 기록함에 따라 식탁물가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여름 긴 장마와 집중호우에 따른 작물시설과 재배지 침수로 인해 출하량 감소 여파가 여전한 것이다.

이와 달리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대내외 경기 침체 장기화로 원유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경유(-18.7%), 휘발유(-13.7%) 등 석유류 가격 하락세가 가파른 데다 소비 위축까지 겹치면서 공업제품은 전반적으로 1.6%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지수의 가중치가 가장 큰 서비스의 경우 공공주택관리비(5.1%), 보험서비스료(8.1%) 등 개인서비스(1.2%)는 상승했지만 정부의 통신비 지원에 따른 휴대폰요금 부담 감소로 공공서비스(-7.1%)와 집세(-0.1%)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1년 전보다 1.1% 정도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저물가 현상이 짙어지는 상황에서 대내·외 경기 불안정화로 인해 저성장 굴레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저물가, 저성장이 오랜 기간 동안 이어질 경우 경제 활동의 침체 가속화가 불가피한 만큼 현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다.

이에 저물가, 저성장이 지속되는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성이 강조됨은 물론 이로 인한 악순환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단계적 경제 활성화 정책을 확대,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반복되고 있다.

도내 경제전문가는 “소비자가 피부로 느끼기에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강보합세를 유지함에 따라 이에 대한 체감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가중치가 큰 물가들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저물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여기에 저성장까지 겹쳤다.

이는 가계의 소비가 줄고, 기업의 생산 활동 위축 및 고용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불러와 경제 균형을 무너뜨리게 되는 만큼 쉽게 넘길 사안은 아닌 만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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