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유입률 -30.2% 실물경제
자금부족··· 비은행 여신
증가율 46.1% 전국두번째
한은, 채무구조 조정 제안

고금리 대출업권 및 상품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도내 가계대출의 채무구조를 조정해 높은 이자 부담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제조업체의 시설자금 수요와 금융기관 자금공급의 상관관계가 낮다는 점을 개선해 기업대출이 효율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4일 한국은행 전북본부 김종원 과장, 조현명 조사역은 이 같은 의견을 담은 ‘전북지역 금융자금의 현황 및 특징과 시사점’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연구는 도내 자금유입률이 2020년 8월 말 기준 -30.2%로, 지역 내에서 수취한 자금이 외부로 유출되고 있어 실물 경제 활동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위축된 만큼 금융자금의 효율적 배분의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현황을 분석하고 특징을 파악해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함이다.

도내 금융자금의 공급현황을 살펴보면 현재(8월 말 기준) 금융기관 여신규모는 59조3천억원으로, 2014년부터 현재까지 연평균 7.8% 증가했다.

대출기관별로는 2014년 이후 예금은행 여신 증가율은 전국 증가율을 하회한 가운데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여신은 2017년 이후 전국 증가율을 상회했다.

비은행의 여신 증가율은 특히, 17개 시·도 중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며, 비중 역시 46.1%로 전남(49.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수요(도내 소재 차입 가계·기업이 역내·외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금액) 현황을 가계대출과 기업대출로 나눠 보면 우선, 가계대출의 경우 은행 대출 비중(6월 말 기준 전북 39.2%, 비수도권 47.6%)이 상대적으로 낮고, 비은행 대출 비중(전북 43.8%, 비수도권 35.2%)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적은 인구 등으로 금융자금 운용 기반이 약해 은행 점포수가 적으며, 특히 농업 종사자가 많아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에 대한 차입 의존도가 높음에 따른 것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35.9%로 비수도권(43.2%)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주택외담보대출은 3.8%p 높은 33.9%를 기록했다.

주담대를 통해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저조해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채무구조가 형성, 다른 지역의 차입자 대비 높은 이자 부담을 초래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전주, 군산, 익산 외의 지역에 거주하는 자금수요자들은 비은행 대출을 주로 이용함에 따라 높은 이자 비용을 지불, 이는 은행의 접근성이 떨어짐에 따른 것으로 은행상품 선택권에 제약을 받고 있는 셈이다.

기업대출은 3월말 기준 서비스업(56.2%), 제조업(31.9%), 농림어업(5.7%)의 순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섬유·의복 및 가죽제품 제조업, 개인서비스업, 유통서비스업, 전기, 가스, 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 등에 자금공급이 상대적으로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전국보다 시설자금 대출과 설비투자 수요의 상관관계가 매우 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설자금 대출이 자본집약도와 무관하게 배분되는 것으로, 이는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한은 전북본부는 도내 가계대출이 금리가 높은 대출업권 및 상품의 비중이 높아 담보나 신용여건 등과 무관하게 추가적인 이자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만큼 이를 저금리 업권 및 상품으로 대환해 채무구조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금융교육을 통해 차입자의 금융이해도 및 채무구조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은행 점포의 확충 및 유지를 통해 은행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기업대출의 경우 기업 자금수요에 맞춰 대출을 원활하게 공급해 기업 경영활동 및 실물경제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여기에 은행 및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의 여신심사 능력을 확충하고 담보 위주의 여신심사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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