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주 동시집 '딱, 2초만'··· 자연의 조화-질서
인간과 교감 세계 세밀한 시선으로 담아

윤형주 동시집 ‘딱, 2초만’이 출간됐다.

아무리 문장이 좋고 참신한 동시라 해도 독자들 공감을 얻지 못하고 혼자만의 관념과 상상으로 이뤄졌다면 실패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윤형주의 동시는 발상과 시어들이 상투적이지 않고 독자 마음을 끌기에 충분하다.

특히 윤형주 동시 세계의 주요 특징은 ‘자연의 시’라는 점에 집약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들이 자연을 노래하고 있지만 자연에의 몰입과는 다른 자연을 시적으로 대상화했으며, 또한 시 정신은 변화를 보이면서 새로운 세계관을 지향해가고 있음을 발견한다.

윤형주의 동시집을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공감하는, 영혼을 사로잡고 가슴에 울림을 주는 훈훈함이 있다.

시인은 시를 통해 대상을 명료하게 드러낸다.

시인의 상상력은 자연의 창조물을 매우 친근한 사물들로 옮겨 놓는다.

저녁노을을 책 속에 끼워 둔 단풍으로 비유한다든지 하면서 자연의 세계를 이루는 요소들이 결국 하나라는 것을 보여 주면서 동시에 자연의 장엄한 풍경이 낯설고 두려운 것이 아니라 늘 대하는 친근하고 가까운 대상임을 보여준다.

그런 인식이 가능하게 해주는 윤 시인은 자연의 조화로운 질서와 자연과 인간과의 교감의 세계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자연의 모습에 대한 시각적 관찰을 통해서이다.

그러므로 자연의 세밀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시인의 눈이야말로 자연의 질서와 인간과 자연의 친화를 보여줄 수 있는 원천일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독특한 눈을 갖고 있다.

이를 가치관 또는 세계관이라고 한다.

빨간 안경을 쓰면 세상은 빨갛게 보이고, 노란 안경을 쓰면 노랗게 보인다.

시인은 세상을 어떤 눈으로 보고 있을까.

사람 사는 세상의 아름다움과 진실을 추구하는 시인, 그것도 어린이를 위한 동시를 쓰는 시인이 어떤 눈을 갖고 있는지 궁금증이 나오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시인은 어른이면서 나이를 잃은 동심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아이들과 함께 마법의 숲을 거닐고자 하는 시인이다.

안도 문학평론가는 “윤형주 시인의 시는 자연과 인간이라는 대가족을 위한 동심의 노래로, 누구에게나 폭넓은 공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며 “자연을 동심의 품에 안고 자연과 한몸으로 호흡하며 사는 시인의 일상과 순수한 사유가 시 한 편 한 편을 수놓고 있다”고 평했다.

전북 남원에서 태어난 시인은 동국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건설회사에서 10년간 근무했다.

고향에 돌아와 어린 시절 꿈으로 간직했던 시인의 끈을 놓지 못하다가 전북여성백일장에서 시 부문 차상으로 입상을 했다.

2016년 불혹이 넘은 나이로 신춘문예 동시 부문에 도전해 ‘털장갑’으로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시인은 세상의 온갖 때가 묻은 인생의 중반에 들어선 자신이 아이들의 순수한 눈과 마음으로 동시를 쓴다는 것 자체가 도전이라고 한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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