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10kg 7,530원 전년비 19%
내려··· 건고추 92% 올라
마늘-양파-쪽파 등도 오름세
굴 평년비 26%↑··· 수요증가

김장의 주연인 ‘배추·무’ 가격이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것과 달리 조연인 ‘양념채소’ 가격은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당초 우려했던 것과 반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특히 소금, 굴 등의 가격마저도 심상치 않은 만큼 서민들의 김장철 장바구니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16일 도내 유통업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정보 사이트인 카미스에 따르면 현재(13일 기준) 배추(상품·10kg)는 도매시장에서 7천530원에 판매되고 있다.

1개월 전보다 50.4% 하락함은 물론 1년 전보다 19.2% 저렴한 수준이다.

무(상품·20kg) 역시 1개월 전보다 49.1% 하락한 1만20원으로, 1년 전과 평년보다 각각 49.8%, 16.3%가량 떨어졌다.

올여름 긴 장마와 집중호우로 인해 생육환경이 악화되면서 출하량이 급격히 감소해 ‘금배추·무’라고 불렸지만 가을배추와 무가 시장에 원활히 공급되면서 김장철 가격 폭등을 우려했던 것과 달리 약보합,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양념채소의 가격은 강보합세를 이어가며 김장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우선, 건고추(전체(화건)·30kg)와 붉은고추(상품·10kg)는 각각 82만8천400원, 16만6천800원에 도매시장에서 거래, 1년 전보다 무려 91.8%, 117.9%씩 오른 가격이다.

마늘(깐마늘·국산·1kg)은 한 달 전보다 1.2% 소폭 하락한 1만116원에 소매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3천110원 정도 올랐다.

양파(상품·20kg)와 대파(상품·1kg)는 1년 전보다 각각 114.1%, 70.4%나 상승하며 2만5천220원, 3천102원의 도매가를 기록하며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김장철에 수요가 많은 쪽파(상품·1kg당 7천132원)는 한 달 전보다 58.3%, 평년보다 122.8%로 오름세가 가파른 상황.

이들 대부분 올여름 잦은 비와 병해충 등으로 생산량이 평년보다 크게 감소함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수급안정화를 위한 공급량 조절은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농촌에 외국인 근로자가 줄었다는 점 역시 가격 상승을 부추긴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김장재료로 사용되는 수산물도 마찬가지다.

굵은 소금(상품·5kg)과 새우젓(상품·1kg)이 소매시장에서 평년보다 각각 10.2%, 7.3% 오른 7천796원, 2만466원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도매시장에서 굴은 1kg당 1만3천840원에 판매, 평년보다 26.1% 오른 가격이다.

이는 특히, 기상여건 악화와 코로나19로 외국인 근로자가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면서 생산량이 크게 감소한 데다 최근 찬바람이 불면서 수요량이 증가하면서 강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결국, 배추와 무만큼 김장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아도 양념채소와 수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김장을 앞둔 소비자들의 표정이 어두운 상황이다.

이에 일부 소비자는 김장을 미루거나 포기하려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주시 효자동에 거주하고 있는 주부 임병순 씨는 “걱정했던 것과 달리 배추와 무 가격이 내려서 안심했더니 고추, 마늘, 젓갈 등 안 오른 게 없다”며 “해서 올해는 그냥 사 먹을까 생각중이다”고 말했다.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추와 무 이외의 재료는 모두 올라서 김장 분위기가 예년 같지 않다”며 “김장이 이제 막 시작된 만큼 당분간 이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더욱이 식생활 문화도 달라지는 만큼 여전히 포장김치를 찾는 소비자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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