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3차유행 본격화··· 식당가 가보니

송년모임 예약 취소 잇따라
"더는 못버텨" 폐업 고민도
점심 구내식당-배달음식 늘어
유흥업계 "1년장사중 반 망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유행’이 본격화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한동안 수그러지면서 연말 대목이라도 잡고자 했던 계획이 ‘물거품’ 됐기 때문.

특히, 전북도에서 23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했지만 수도권이 2단계, 정부에서도 3차유행을 공식화한 만큼 지역 내 불안감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는 점 역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한숨을 키우고 있는 상황.

23일 이른 송년회 분위기에 매출이 반짝 올랐던 전주지역 내 공공기관과 직장가 일대의 고깃집, 횟집, 한정식 등 대형규모의 일반음식점 7곳의 사정을 살펴보니 2주 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대부분 지난 18~19일부터 이번 주(23일~27일) 예약된 저녁모임·송년회를 취소하는 전화가 이어졌으며, 다음 달 예약 역시 마찬가지다.

점심에 예약된 10인 이상 모임도 1~2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취소·연기됐다.

불과 며칠 사이에 이렇게 온도차가 클 수 있느냐고 A 고깃집 주인은 하소연하며 “공직사회에서부터 모임을 사실상 금지하면서 단체 예약 취소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의 B 횟집 주인도 “전북은 비교적 확산세가 더뎠기에 이번에 더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상황의 심각성도 알고, 누구를 탓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 같은 자영업자는 어떻게 하라는 건지”라면서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예년과 달리 이른 송년회로 오랜만에 연말 분위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던 터라 실망감이 더욱 큰 것으로, 일부는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며 폐업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백반집, 중국집, 분식점 등 소규모 음식점 역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질수록 점심을 구내식당을 이용하거나 배달음식, 도시락 등으로 대처하는 직장인들이 느는 데다 외식 수요도 줄어 매출 타격은 불 보듯 뻔하다는 이유에서다.

전북도청 인근의 C 국밥집 주인은 “조금 숨통이 트이나 싶더니 다시 또 이런 일이 발생하니 힘이 빠진다”며 “점심시간이면 80%는 차야 하는데 격상된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았는데 절반이나 줄었다. 앞으로 더 심각해진다는 데 어떻게 가게를 운영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유흥업계는 이보다 더 침울한 분위기다.

아직 1.5단계라 집합금지는 아니지만 사람들의 심리적 불안·부담감이 커지는 만큼 업계에서는 사실상 중단이나 마찬가지인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송년모임 등 연말 대목을 예상해 식자재 주문을 평소보다 더 늘린 한 업체에서는 ‘다 죽게 생겼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전주시 효자동에서 D 호프집을 운영하는 주인은 “유흥업이라는 이유로 지원에서도 제외되기 일쑤고, 지원되더라도 항상 제약이 뒤따른다. 그래도 버텨왔다”며 “그런데 하필 연말에 3차유행이 시작되니 할 말이 없다. 업종 특성상 연말에 장사를 망치면 1년 장사 중 반은 망쳤다고 볼 수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주변 가게 중에는 권리금을 포기하고 가게를 내놔도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며 “이에 유흥업계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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