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3차 유행 전북 병상이 없다

전북도 사전 준비부족
6명환자 전남나주 이송
전북대병원 등 음압병상
13개 중 남은 곳 '0'개

군산의료원 일반병상
102개 중 76개 치료중
병동 전체 비워야해
확진자들 자가대기도

1.5단계 격상때부터
병상비우고 준비했어야
집단발생땐 타지갈판
전북방역에 구멍 뭇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급증해 ‘3차 유행’이 시작되면서 도내 환자들을 수용할 병상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전북에서 대규모 집단발생이 일어난 것이 처음이기는 하지만, 사전에 준비하지 못한 전북도 방역대책 탓에 도내 6명의 확진자가 전남 나주로까지 이송되기도 했다.

전북도에서는 생활치료시설로 이송하기 위해 호남권역이 함께 사용하는 나주 시설로 옮길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생활치료센터로 옮길 만큼의 경증환자를 도내에서 소화하지 못한 채 전남으로 이송시킨 부분에 대해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6일 전북도가 밝힌 입원환자와 병상 현황을 살펴보면,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 군산의료원이 갖춘 10실 13개 병상의 음압병상 중 사용할 수 있는 잔여병상은 단 한 곳도 없다.

이외에 감염병 전담병원인 군산의료원에 일반 병상이 102개 있지만 이 가운데 현재 76개 병사에 환자들이 치료중이며 잔여병상은 35곳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25일과 26일 사이에 발생된 27명의 확진자들을 갑자기 수용할 곳을 찾지 못해 집에서 대기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도에서는 이들 모두를 ‘군산의료원 입원예정’과 ‘자가대기’라고 밝혔으나, 통상적으로 코로나 확진자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병동 건물 전체 또는 한 개 층을 통으로 비워야 하는 현장에서는 26일 당일에서야 보고를 받고 병실을 비우느라 애를 먹었다고.

전북은 과거 생활치료센터로 사용했던 인재개발원과 타지역 코로나19 확진자를 수용해 치료했던 남원의료원, 진안의료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도 전북도의 판단 착오와 뒤늦은 병실 확보 계획으로 인해 군산의료원은 27일부터, 남원의료원은 다음 주부터나 순차적으로 48개, 94개 병상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결국 도민들이 가장 필요 할 때, 지역 내 공공의료시설을 이용하지 못한 채 도내 환자들이 자가 대기 또는 전남 나주로까지 이송된 것이다.

이에대해 일각에서는 사회적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했을 때부터, 병상을 비우기 위한 전략을 세워 일반 환자들에 대한 퇴원 또는 전원조치에 나섰어야 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같은 분위기 등으로 볼 때, 요양병원 내에서의 감염 또는 집단 환자가 한 두 곳만 더 나와도 산술적으로 4일 안에 발생하는 도내 환자들은 모두 타 지역으로 이송돼야 할 위기에 처했다.

앞서 지난 24일 일부 언론이 병상 부족 문제를 제기할 당시 전북도는 “남원의료원 등이 있어 병상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실제 가동할 준비는 돼 있지 않아 계획에 불과했다.

다음주부터는 의료원들이 본격적으로 병상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현재와 같은 감염 추세라면 전북은 병실 부족으로 인해 올해 2~3월 대구·경북처럼 즉시 입원하지 못한 감염자가 집에서 대기하다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지역 한 의료진은 “빠르게 병상을 확보하고, 전북도 자치단체, 공공의료기관, 의료전문가들이 소통하고 협조해야 한다”며 “확진자 검사도 중요하지만 역학조사에 초점을 맞춰 확진자의 동선을 확보하고, 더 이상의 확산을 막아내는데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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