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그 여느 해보다 힘겨운 겨울을 나고 있다.

세계적 팬데믹으로 자리 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3차 대유행시기가 올 겨울과 맞물리며 코로나 바이러스와 독감 바이러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미 코로나로 경제가 와해되고 있는 마당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에는 정읍의 한 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까지 발생해, 초긴장 상태다.

이 농장에서 발생한 항원이 현재 전 세계에서 유행하는 H5N8형 고병원성 AI와도 같기 때문이다.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견된 것은 2년 8개월 만으로 정부는 방역을 최고 수준으로 강화한 상태다.

한번 뚫리면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는 바이러스의 속성 탓이다.

육용 오리농장에서 AI 감염 가축이 나옴에 따라 인근 농장의 가금류 39만여 마리가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 된 상태다.

살처분 대상은 의심 오리농장과 반경 3㎞ 이내 6농가 닭 29만2천여 마리와 오리 10만여 마리 등 총 39만2천여마리다.

이 농장과 반경 10㎞ 내에는 60농가가 총 261만여 마리의 가금류를 사육하고 있다.

앞서 28일 도는 이 육용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AI 의심 가축이 나오자, 즉시 이 농장 오리 1만9천여마리를 예방적 살처분했다.

방역당국은 전날 0시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가금농장과 축산시설, 축산차량의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고병원성 AI는 2014년 1월 이래 매년 겨울철이면 수백 건씩 발생해왔으나,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사례는 2018년 3월 17일을 마지막으로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특히 2016년에는 겨울 나타난 고병원성 AI로 이듬해 4월까지 가금 농가를 쑥대밭으로 만든 바 있다.

전국 946개 농가에서 기르는 닭·오리·메추리 등 3천여 마리가 살처분됐다.

정부는 AI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심각’으로 올리고, 정읍 내 모든 가금농장의 이동을 7일간 제한하기로 했다.

전국 전통시장에서는 살아있는 병아리·오리의 유통이 금지되며 매주 수요일 일제 휴업·소독을 해야 한다.

예년 같으면 닭소비 캠페인이라도 벌일 텐테.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이런 활동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바이러스에 의한 피해가 조류 분야만 있는 것이 아닌 전방위적인 것이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써야할지 사실 난망한 부분도 없지 않다.

여러모로 힘겨운 겨울을 날 도민들에게 그저 파란 새싹이 돋아날 봄을 기다리라 말하기엔 너무 무책임하고, 또 직면한 현실이 너무 가혹하기만 하다.

그 여느 해보다 힘겨울 겨울을 보낼 국민들에게 정부가, 그리고 우리 스스로가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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