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첫날··· 식당가 가보니

3차 확산에 포비아 짙어져
삼천동 먹자골목 텅텅비어
직장인 점심 도시락 해결
"2단계 장기화시 문닫아야"

“코로나19가 좀 수그러지나 싶더니 확산세가 재점화되고, 모든게 원망스럽습니다. 수십 년 동안 장사했지만 이렇게 억장이 무너지기는 처음입니다.”

올 상반기 내내 외식업계를 괴롭혔던 코로나19가 잠시 잠잠해지고 미약하나마 활기를 되찾을 순간, 지난달 30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격상 시행되면서 ‘개점휴업’ 상태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첫날인 이날 오후 9시 전주시 삼천동 먹자골목은 전에 비해 한산했다.

골목길 안쪽으로 들어가보니 보니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늘 북적였던 막걸리집과 식당가들이 텅텅 비어 있었다.

점주들이 손을 놀리고는 있지만 망연자실한 표정은 숨기지 못했다.

한 외식업 업주는 “오후 9시부터 마감 시간인 새벽 2시까지가 하루 매출 20%를 차지한다”며 “적자부담을 안고 업주들이 동참하는 만큼 확산세가 꺾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악재가 겹치다 보니 심리적인 불안감이 너무 크다.

그간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줄었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없었던 적은 처음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사회적거리 2단계 조치에 따라 음식점, 주점 등 업장은 이 시간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이번 코로나 3차 공습으로 달라진 직장가의 풍경과 포비아(공포증) 현상이 짙어지면서 외식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 기관, 기업에서도 점심마저 도시락으로 해결함에 따라 인근 식당과 커피숍 등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음식점·카페 코로나19 공포증 현상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단골들마저 발길을 뚝 끊자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 저녁회식을 금지하고 개인 모임까지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함은 물론, 점심 역시 구내식당을 이용하거나 구내식당이 없는 경우 도시락 이용을 유도하고 있는 분위기다.

전주시청 한 공무원은 “그 어느 때보다 확산세가 가파르고 공포감이 큰 만큼 정부지침이 아니더라도 직원들 스스로 외부접촉을 꺼리는 분위기”라며 “인근 음식점들의 사정은 알지만 현재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직장가의 변화로 인해 인근 음식점과 커피숍 등의 매출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전주서부신가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평소보다 식자재량을 줄였지만 이것마저 남더라.

이런 상황이 길어질 경우 더는 버티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인근의 커피숍 주인은 “매출 하락에 임대료나 인건비 감당이 안 되는 만큼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가 길어진다면 진짜 문을 닫아야 하나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는 별도 해제 시까지 유지된다.

이 기간 집합금지대상은 유흥주점, 단란주점, 감성주점, 콜라텍, 헌팅포차 등 5곳이다.

이번 2단계에는 노래방 등 나머지 4종의 중점관리시설이 집합금지 행정명령 대상에서 제외되며, 총 415개 유흥시설 업소에 100만원의 특별지원금이 지원된다.

/정병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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