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정 '저 외딴집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가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갈망-고뇌 그려

정원정 수필집 ‘저 외딴집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가 발간됐다.

첫 수필집을 내놓은 지 십일 년 만이다.

저자는 그동안 수필을 배우면서 설익은 글모음을 요긴한 일인 양 멋모르고 책으로 묶었다고 한다.

두 번째라 해서 더 나을 것도 없지만 언젠가는 책으로 단단히 마무리를 하려 했다.

그 때마다 수필의 품새도 갖추지 못한 초름한 글을 꼭 책으로 엮어야 하겠냐고 자신에게 묻고 물었다.

이러저러 서슴거리다 어느새 10년 세월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아무런들 내놓기에도 점직한 글이지만 삶이 훑고 간 흔적을 대바라기처럼 헤실바실 고만두기에는 몹시 서운했던 탓이다.

허구한 날 물밖에 난 고기처럼 이름 붙일 수 없는 갈등과 방황에 묻혀 사는 동안 저미한 와중에 글쓰기는 비록 한갓된 글이지만 나름의 그리움을 향한 두드림이었다.

어쩌면 수신인도 없는 허공에 편지를 띄우는 몸짓이었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책 제목처럼 가보지 못한 저 너머 세계를 갈망하며 살아낸 자신만의 감정의 노동이었다.

설령 그게 헛물켜 듯 바라는 꿈으로만 끝났다해도 그 세계를 바라보는 길 위에서는 고뇌를 다듬는 의미를 드문드문 찾기고 했다.

이동희 시인은 “정원정 작가의 작품에 일관되게 그리고 보편적으로 담겨 있는 세계는 그랬다. 사람됨의 핵심 요소인 말을 정확하게 구사함으로써 그의 작가정신이 그에 바탕을 두어 확립되었음을 살펴봤다”며 “따뜻한 인간애를 발휘함으로써 공동체의 일원이자 생활인으로서 보여준 삶의 모습들이 괄목할 만한 특징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앎을 향해 용맹정진하는 지적 호기심과 탐구정신을 수행자의 그것을 능가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밝혔다.

부명제 수필평론가는 “그가 소나무처럼 뿌리를 뻗어 지켜낸 모든 아름다움의 근원은 작가의 생활태도에서 우러난다고 귀납시킬 수 있는 것이다”며 “그가 지켜왔고 앞으로도 계속 지켜갈 정결한 시선은, 그의 생을 독자들의 집 혹은 사소한 물체 하나라도 비뚤지 않게 바로잡아 줄 것이다”고 평했다.

저자는 “수필의 길에서 10년 공부를 마치도록 어둠길마다 챙겨주시고 그지없이 지도해준 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어느 글 한 편 문례도 갖추지 못해서 이제나 저제나 머뭇거리다가 손을 놓을 수도 있었는데 좋은 책을 쓸 수 있도록 격려해준 분들을 잊지 못한다”고 밝혔다.

전북 고창 출생으로 한국신학대학 신학과와 한국기록교장로회 선교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1970, 80년대에 10여 년 기독교장로회 여신도회 서울연합회 및 전국연합회 실행위원으로 할동했고, 전북문인협회, 행촌수필문학회, 정읍수필문학회 등에 몸담고 있다.

수필집으로 ‘상상만으로도 행복하여라’가 있다.

2008년 대한문학으로 등단했고, 그해 제23회 가을맞이 편지쓰기대회 일반부 장려상, 2009년 제2회 행촌수필문학상, 2010년 제11회 우정사업본부 전국편지쓰기대회 일반부 은상, 2011년 제3회 목포문학상 수필부문 본상, 2014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에 당선됐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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