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문화계 코로나19 피해 54건
1~3월 피해액 15억5천만원 집계
전라예술제-어린이동요제 연기
군산무용협-연극협 상설 좌절
수입감소 응답 93.3% 전국 3번째
수업-강의 등 취소 112건 최다
대관취소 위약금-생계까지 위협

전국발 온라인 활용 공연 활성화
청주-제주도 등 온라인 공연 참여
민간단체-기관 장비-공간 지원도
국립무형유산원-도립국악원 등
전북 뒤늦게 온라인 대열 합류
새 매체-기술 융합 적극 활용을

문체부 추경예산 3,469억원 확보
공공미술-청년 디지털 일자리 등
한국예총 예술인 생활자금 조치
문화예술환경체감지수개발 요청
청년신인작가 예술작품은행 제안
전북 예술인재난극복지원금 지급
대부분 일시-한시적 지원일뿐
창작지원 온라인 플랫폼 구축

* 위 자료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이 없음을 알립니다.

전북예술계 상황이 변했다.

올해 초부터 급격하게 침범한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생활을 뒤흔들었다.

전북 예술계도 코로나19 회오리바람을 피해가지 못했다.

코로나19는 공연계 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부문에 영향을 끼쳤다.

정치계는 올해 초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를 비롯해 다양한 부문에서 다른 형태의 모습을 보였다.

경제계는 고용시장 뿐 아니라 금융, 건설, 유통 등 모든 분야가 정지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소규모 사업을 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말 그대로 폭탄을 맞았다.

교육계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개학일이 다가왔음에도 학교를 가지 못했고,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는 기상천외한 방식이 도입됐다.

수능은 제 날짜에 치러지지 못했고 어렵사리 올해를 마감했다.

문화예술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모든 공연이나 행사가 연기되거나 축소됐다.

가득이나 열악한 문화예술계가 코로나19란 복병을 만나면서 고사 직전까지 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온라인 공연이나 객석 거리두기 등 여러 대응책이 나왔으나 완벽하게 이전 상황을 대처하지 못한 임시봉변에 지나지 않았다.

문제는 내년이다.

현 상황으로 짐작할 때 내년에도 코로나19가 완벽하게 잠잠해지리라 예상하기 힘들게 됐다.

오히려 올해와 비슷한 양상을 띨 것이란 생각에 무게중심이 실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전북문화예술계가 내년에는 어떤 형식으로 자생 또는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올해 전북문화예술계  

올해 전북문화계는 코로나19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모든 공연이나 전시, 행사 등이 줄줄이 연기되거나 축소돼 진행됐다.

가득이나 열악한 문화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고사 상태까지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코로나가 전국적인 유행으로 번지기 시작한 지난 3월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예총)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전북은 54건의 피해건수와 피해금액은 15억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개인별 예술인들의 피해상황은 누락돼 피해금액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이 수치는 코로나 발발 1월부터 3월까지 접수한 현황으로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훨씬 더 큰 피해가 발생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한국예총은 지난 3월 9일부터 12일까지 전국 10개 회원협회와 전국 156여개 연합회를 대상으로 긴급조사를 진행했다.

이와 관련 ‘코로나19 사태가 예술계 미치는 영향과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그 결과 올해 1월~4월 취소, 연기된 예술행사는 2,500여건에 달하고 규모로는 약600억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전북은 총54건이 조사됐으며 축제 관련 피해는 39건, 도내 시군예총 피해사례는 15건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전북예총은 전라예술제를 가을로 연기했으며 관련 예산은 3억원이다.

전주예총은 전주음악협회 국제교류 취소에 따른 위약금 300만원, 5월 예정인 어린이동요제 연기 300만원 등이며, 군산예총은 상춘기획공연, 아동사생실기대회, 벚꽃사진촬영대회, 군산무용협회 무용 공연 등 상반기 행사가 줄줄이 하반기로 연기됐다.

또 연극협회의 상설공연도 진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익산예총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번 한국예총 피해사례에는 접수하지 않았지만 5월 진행하기로 했던 익산예술제를 하반기로 연기했고 예술인 강좌 폐지로 인한 수입 중단, 공예품 판매 등 공방을 운영하는 예술인들의 수입이 바닥을 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북은 이번 조사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수입이 감소했다는 응답이 93,3%를 차지해 서울과 경남에 이어 세 번째를 차지했고, 코로나19가 종료된 이후에도 변화가 없거나 감소할 것이란 질문에는 충북에 이어 90.9%로 두 번째를 차지해 향후 수입증가에 부정적 시각을 나타냈다.

전북예총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인해 현장 예술인들이 얼마나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지를 알려주는 지표가 될 것이다”며 “피해를 본 예술인들에 대한 긴급조치와 함께 관련 예산 편성으로 예술인들이 더 이상 배고파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비슷한 조사가 또 있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은 지난 3월 도내 문화예술인과 민간문화시설 등에 대해 창작 및 생업활동의 애로사항과 요구사항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조사 결과 수업이나 강의 취소가 112건, 공연과 전시 취소 87건, 행사 취소 42건이 발생됐고, 수입감소는 45건, 임대료부담 8건, 생계위험 11건, 직원급여 3건 등이 생겼다.

또 단체연습이 불가하고 대관취소에 따른 위약금 그리고 심적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 조사 역시 지난 3월에 실시한 것으로 조사 이후 현재 시점까지 그 현황을 파악하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공연계에서 매우 큰 피해가 발생했다.

각종 공연이 취소 또는 연기되면서 올해 단 한 번도 무대에 오르지 못한 아티스트들이 발생할 정도였다.

국공립단체에 소속된 단원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이들은 비록 무대에 오르지 못해도 정기적인 급여가 지급됐다.

하지만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기타 예술인들은 수입이 대폭 감소하면서 생계 위험까지 직면할 정도였다.



# 대안으로 떠오른 온라인공연  

평소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온라인을 활용한 공연이 대세를 이뤘다.

오프라인 공연을 진행하지 못하자 대안으로 온라인을 선택한 것이다.

온라인 형태의 공연은 매우 다양하며 활발하다.

온라인을 활용한 공연은 전북보다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먼저 움직임을 보였다.

국공립단체들을 팔을 걷고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려 움직였으며, 이들을 지원하려는 지자체 및 지자체 출연기관의 움직임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마치 이런 상황을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평소 진행됐던 공연 횟수와 비슷한 회차의 온라인 공연이 여기저기서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국립현대무용단을 비롯해 서울남산국악당,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립교향악단, 국립국악원 등이 온라인 대열을 리드했다.

인천시립극단, 인천문화예술회관, 아트센터인천 등 인천 지역 문화예술 기관도 온라인용 공연을 제작에 들어갔다.

온라인 공연은 청주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문화계 무대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청주시립예술단은 8일부터 유튜브를 통해 시립국악단 공연을 라이브로 송출하고 있으며, 시립합창단은 ‘방구석 희망 콘서트’를 선보였다.

바다 건너 제주도도 온라인 공연에 참여했다.

제주도는 도립예술단과 제주문화예술재단 공연, 전시를 SNS로 중계하고, 민간단체에게는 온라인 중계비용, 장비와 공간 등을 지원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도 공연, 전시 등 각종 행사를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광주문화예술회관 역시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과 광주시립창극단의 공연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전북지역은 4월이 돼서야 온라인 대열에 합류했다.

국립무형유산원과 완주향토문화예술회관 등이 온라인을 활용한 무대를 선보이기 시작했고, 전북도립국악원은 5월부터 온라인 대열에 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온라인이 오프라인의 대체재 역할을 하지 못하다는 평이 나오면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개선책이 요구되기도 했다.

아무리 제작을 잘 한다 해도 실제현장의 맛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른바 온라인 공연의 무용론이다.

여기에 코로나19가 곧 사라질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도 온라인 공연 제작을 머뭇거리게 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온라인 공연은 새로운 매체 기술 환경과 융합하고 적응하는 현상 중 하나로, 예술의 한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가볍게 볼 수많은 없는 게 사실이다.

이참에 온라인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한 새로운 시도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 대안은 없나  

코로나로 인해 문화예술계가 위기를 맞자 국가차원에서 위기대응 정책이 나오기도 했다.

문화예술분야 시설에 방역물품을 지원하고 고용안전망 확대를 위한 예술인 간담회도 개최했다.

문체부는 3차 추경을 통해 3,469억원을 확보하고, 하반기 예술인 창작지원금 232억, 공연예술 현장인력 일자리 319억, 공공미술프로젝트 759억, 온라인미디어 예술활동지원 149억원을 배정했다.

또 문화예술, 관광, 미디어, 콘텐츠 특화 청년 디지털 일자리 3,700여명을 지원하기도 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코로나19 긴급 모금 프로젝트를 비롯해 2020 공연장 대관료 지원, 2020 시각예술창작산실 전시공간 긴급 지원, 코로나 19 피해 민간소극장 긴급지원, 공연예술창작활성화 사업 55억, 온라인예술활동 지원 134억, 공공미술 프로젝트 912억 등 지원에 나섰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예술인파견 지원사업 예술로 8억, 창작준비금 지원사업 확대, 예술인 생활안정자금 융자 등을 밝혔다.

한국예총은 지난 봄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관련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현장 예술인 및 단체의 피해에 따른 생활·운영자금 지원 등 긴급 조치’를 요청하며 아울러 ‘문화예술발전과 국민 문화향유권 확대를 위해 법적기반을 갖춘 종합예술단체를 설립’하고 예술인들이 체감하는 예술정책, 창작환경, 향후 기대 등을 수치․체계화하는 가칭 문화예술 환경체감지수개발․도입을 요청했다.

또 청년 신인 예술가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이들의 작품거래 활성화로 지속가능 창작환경 조성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도입한 ‘예술전문 온라인 쇼핑몰 아트샵#’과 연계해 17개 광역시도 및 서울역, 공항, 미술관, 공연장 등에 예술전문 거점 매장 운영 및 청년 신인 작가들의 작품 임대사업을 위한 가칭 예술작품은행 설립도 제안했다.

전북 역시 올해 3월 문화예술분야 지원검토를 시작해 재난대응 사업 발굴 제안을 검토하고, 5월 추경을 통해 전북예술인 재난극복 지원 4억,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차순위 추가 지원, 11월 추경을 통해 전북예술인 재난지원금 지원 5,4억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지원대책이 대부분 일시적이거나 한시적으로 운영이 돼, 향후 코로나 상황이 현재와 비슷한 양상일 경우를 대비해 장기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북문화관광재단 구혜경 팀장은 “전북문화관광재단의 경우 2021년도 계획을 수립하고 행정과 재단, 예술인 등과의 협의를 통해 대응 네트워크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며 “지역문화진흥기금을 활용한 자체적인 재난기금을 마련하고, 기업과 연계한 메세나를 활성화하고 크라우드펀딩 등을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창작환경 확대를 위한 준비와 창작지원사업 개선을 위해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온라인 네트워크 지원, 비대면 융합 사업 등을 발굴할 것도 주장했다.

여기에 기존 창작지원사업의 검토와 단계적 개선을 비롯해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강화와 교육도 필요함을 주장했다.

특히 온라인이 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을 대비해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장비나 시설 확보와 지원, 온라인과 네트워크 등에 대한 지원항목 등을 꼼꼼하게 검토해 온라인 창작활동 영역확장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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