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회견서 광역시 구상안
예시두고 정치권반응 예민
"정치적 이해관계 부적절"
자치단체장 통합 결사 반대

송하진 지사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광역도시 구상안을 놓고 관련 자치단체와 정치인들의 반응이 민감한 것으로 감지됐다.

광역도시와 시·군 통합을 전제로 하는 발언이었던 만큼, 해석하기에 따라 정치인들에게는 자칫 지역구가 사라지는 치명적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발단은 지난 5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송하진 지사의 초광역권 행정권역에 대한 구상에서 시작됐다.

이 날 송 지사는 “광역도시가 없는 설움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전주·완주 통합에 플러스 알파(α), 때로는 익산이 포함된 통합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군산, 김제, 부안과 새만금을 묶는 광역화 작업도 이뤄지면 좋겠다”며 “이럴 경우 도 출장소나 제2 도청사를 설치할 수 있다”고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전주와 완주를 통합하겠다거나 익산과 군산, 새만금을 묶겠다는 단언적 발언은 아니었지만, 사례로 들었던 익산과 완주 지역을 중심으로는 정치권에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익산시는 7일 전북도가 밝힌 광역도시 구상안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내놨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이 날 기자 간담회에서 “전북의 균형발전 차원에서 행정과 생태 중심의 전주권 광역도시, 익산과 새만금권을 묶는 물류 중심의 새만금 광역도시로 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주·완주와 익산을 묶어보자는 송 지사의 구상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익산시 관계자는 “익산이 전주권으로 묶이면 변방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으니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겠느냐”며 “오히려 군산과 김제 등을 아우르는 새만금 광역도시에 포함된다면 익산이 교통 중심지이기 때문에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라고 밝혔다.

완주를 지역구로 둔 안호영 국회의원도 “군민 의사와 상관없이 또다시 행정통합 논의를 꺼내는 것은 갈등만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 이라며 일축했다.

안 의원은 “완주군민은 전주·완주 통합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 바 있다”며 “주민 공감대 없이 정치적 이해관계로 접근하는 방식은 적절치 않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성일 완주군수도 송지사의 발언 취지를 살피는 한편 “전주와 통합은 완주군민의 뜻에 따라야 한다”며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전북에서는 앞서 2013년 송하진 당시 전주시장과 임정엽 완주군수가 전주·완주 통합을 추진했으나 무산됐고, 임 전 군수는 사실상 정치 낭인이 됐다.

도내 한 정치권 인사는 “정부가 자치단체의 초광역화를 추진하는 만큼 송 지사로서는 지역 발전을 위한 통합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변방’으로 밀릴 수 있는 시·군의 정치인들은 위험 부담이 커 쉽사리 응하기 어럽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박정미기자 jungmi@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