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싸우는 완주군 선별진료소 의료진들이 방호복 안에 옷을 껴입는 등 극심한 한파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완주군 삼례읍 삼봉로에 있는 완주군보건소 앞 선별진료소.

수은주가 영하 15도까지 떨어진 매서운 한파에 바람까지 불며 체감 온도가 영하 20도를 기록했지만 검사를 받으려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두툼한 방한복을 입은 40대의 주민 K씨는 “살을 에는 추위란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로 한파가 심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나의 부주의로 많은 사람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어 검사를 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그는 장갑을 낀 손이 시린 듯 연신 입김을 호호 불어대기도 했다.

방호복을 입고 검체채취를 하는 보건소 의료진 P씨도 핫팩을 뺨에 비비며 맹추위와 싸우고 있었다.

그는 “방호복을 입어도 눈 주변은 한기(寒氣)에 노출돼 얼굴 근육이 마비될 정도”라며 “그래도 주민의 건강과 지역의 안전을 위해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의무와 보람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군(郡) 단위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2개의 임시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봉동읍 둔산주차장과 이서면 문화체육센터 등 2곳의 임시진료소 의료진 역시 맹추위를 극복하며 방역전선을 지키고 있다.

방호복 안에 옷을 겹겹으로 입고 양말도 2~3개씩 껴입어 온기를 붙잡아 둔다.

평일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는 선별진료소에는 통상 검사요원 1개조에 6명씩, 하루 2교대 근무를 하며 집단감염 확산 등 현재의 위기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현장을 지키고 있다.

완주군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이후 이달 7일까지 20일 동안 완주군 내 3곳의 선별진료소에서 검체채취를 받은 사람은 총 4,319명으로, 하루 평균 210여 명에 육박했다.

이 중에서 임시로 가동한 선별진료소 2곳을 방문한 인원은 대략 28%가량인 1,200명을 넘어서는 등 적잖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의 분투로 완주군의 확진환자는 7일 현재 29명에서 추가되지 않았으며, 자가격리자도 32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완주군보건소는 맹추위를 견디는 의료진을 위해 핫팩을 제공하고 컨테이너 안에 난방시설을 구비했으며, 주민들과 의료진을 위한 ‘난방용 드라이브 스루룸’도 배치하는 등 세심한 배려에 나서고 있다.

또 오는 11일부터 보건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임시선별진료소는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단축 운영키로 하는 등 한파 대책에 적극 나섰다.

완주군보건소 감염병관리팀의 이재연 팀장은 “지난해 여름에는 폭염과 사투를 벌였던 의료진들이 이제 한파와 싸우고 있지만 모두 지역감염을 차단하겠다는 사명감으로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있다”며 “검사를 희망하는 주민들은 누구라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만큼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한편 완주군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위기상황인 만큼 지역 내 고위험시설 종사자 1,500여 명은 전수검사를 완료했으며 상시 출입 이용자 2,000명에 대한 전수검사를 진행한다, 또한 어린이집 종사자 70개소 550여 명에 대한 검사 역시 전원 음성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완주=박태요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