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끝자락 차가운 공기와 따사로운 햇살만이 공허한 교정을 가득 채우고 있어 적막감이 감돌지만, 개학 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난다면 교정은 다시 아이들로 북적여 웃음소리와 재잘거리는 소리로 가득찰 것이다.

이맘때면 나무의 꽃봉오리가 봄볕을 기다리며 인내하듯 어린아이들도 사회에서 자신만의 꽃을 피우기 위해 학교에서 교육을 통해 성장해 나간다.

무엇이든 아이들처럼 희망과 가능성을 품고 있는 존재는 아름답다.

이런 소중한 아이들이 학교 앞 도로에서 수난을 당하고 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스쿨존내 12세이하 어린이 교통사고 통계를 보면 발생건수는 523건에서 567건으로 연평균 1.6% 증가하고, 사망자수는 4명에서 6명으로 연평균 8.4% 증가했다.

가장 보호를 받아야 할 어린이들이 학교 주변 어린이보호구역에서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민식이 사망사건을 계기로 국민적 관심속에 작년 3월 개정 도로교통법 등을 시행하고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시설 설치 및 처벌기준을 강화했다.

강화된 법에 따라 각 시군별 지자체의 움직임 또한 바빠지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전주시는 발 빠르게 어린이보호구역 관련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왔다.

작년에는 모든 초등학교에 노란신호등 설치와 주 출입구 14㎞구간 황색복선 차선도색을 마쳤으며, 만수초 등 34개 초등학교에 과속카메라 설치, 전라초 등 3개 초등학교에 신호기 설치, 양지초 통학로 인도 개설, 반월초·자연초·효천초·새솔유치원에 대하여 인도펜스 및 과속방지시설 설치, 차선 도색 등 다양한 시설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어린이 안전을 위해 일부 주민들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전주초·금암초·북일초·삼천남초 노상주차장을 폐지하기도 했다.

더불어, 강화된 도로교통법에 발맞춰 가기 위해 중앙부처(행정안전부) 방문 및 유관기관(도교육청)과의 간담회 등 선제적 대응도 펼쳐 왔다.

그 결과 작년대비 4배 많은 국비 48억을 확보하여 과속·주정차카메라 설치, 통학로 개설 등 어린이보호구역 사업추진에 탄력을 얻을 수 있어 앞으로 사업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시는 2022년까지 관내 모든 75개 초등학교에 무인교통단속장비(과속·주정차카메라)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 9월 전수조사 결과 어린이보호구역 내 통학로가 미개설되어 있으며 도로폭이 7m 이상인 원동초 외 6개소에 대해서는 차선 조정등을 통하여 통학로 개설을 완료하고 안전펜스등 교통안전시설물까지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외 어린이보호구역 내 도로폭이 7m미만인 금암초외 15개소에 대해서는 학교 부지 활용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여 통학로를 개설할 예정이다.

학교 부지 활용등에 대해서는 작년 10월부터 도교육청과의 간담회를 진행하여 담장 이설을 통한 통학로 개설은 어렵지만, 학교 부지내 통학로 개설에 대해서는 도교육청과 협의 완료 하여 해당 학교들에 대해서는 사용승낙도 받은 상태로 2022년까지 통학로 개설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이러한 시설개선도 필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차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운전자들의 인식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인식개선 없이는 어떠한 처벌이나 시설물 설치도 임시방편 일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미래의 주인인 어린이들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서행을 생활화하는 등 교통법규 준수에 동참하자.

도로에서 어린이는 움직이는 빨간신호등이라 여겨 기쁜 마음으로 양보운전에 동참한다면 전주시 어린이보호구역이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보호구역이자 완벽한 성역, 즉 운전시 어린이를 가장 우선시하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그런 날이 올 것이라 확신한다.

/이강준 전주시 시민교통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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