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을 식구처럼 거두며 ‘개엄마’란 별명을 가진 사람이 있다.

전주 왜망실에 살고 있는 이하영씨(52)가 그 주인공이다.

함께 거주하는 유기견은 현재 29마리로, 본인이 마을에서 거둔 9마리와 완주 식용농장에서 들여온 20마리다.

당초 완주 식용농장은 49마리의 개가 있었지만 이중 29마리는 미국구조단체에 입양됐고 코로나19로 발이 묶이면서 20마리가 오도가지 못한 채 이하영씨가 맡게 됐다.

수많은 개들과 함께 하는 삶은 결코 녹록치 않다.

집 안이나 마당은 이미 개들이 점유를 했고, 이것도 모자라 바로 옆 밭에 견사를 만들었다.

겨울에는 호수가 얼어 물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이들이 배출하는 대소변을 비롯해 매 끼니 사료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다.

송아지만한 개들이 마당을 정신없이 돌아다니고 있으며, 행여 낯선 이라도 방문하면 온 동네가 떠들썩할 정도로 짖어대기 일쑤다.

친구 발길이 끊긴 지 오래며, 마을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시선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과 함께 하는 이유는 생명에 대한 애틋함 때문이다.

사람을 알아보고 심지어 자기의 감정표현까지 하는 개들을 볼 때마다 더욱 그렇다.

“유기견이 가장 많은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대부분은 병을 앓고 있어 입양 보내기도 쉽지 않다. 식비를 비롯해 병원비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보람은 있다. 아이들을 보면서 행복을 느낀다.”

지난 2016년 전원생활 꿈을 안고 이곳에 보금자리를 폈지만 물 건너 간 상태다.

첫 일년은 텃밭 가꾸기 등을 하면서 즐거운 시골생활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주말농장에서 강아지 한 마리를 구조하게 되면서 이들과 인연을 쌓게 됐다.

버려두면 망신창이가 되고, 떠도는 아이들을 한 마리, 두 마리 품에 안다보니 현재는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봉사보다는 희생이 맞는 표현이다.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동물복지를 높혀야한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아쉽게도 전주시는 유기견보호소가 없다.

전주지역 동물병원들이 그 역할을 위탁 대행하고 있다.

하지만 사각철장 안에 갇힌 개들은 구조가 아니라 오히려 학대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개공원을 조성한다는 전주시 계획에 아쉽기만 하다.

개공원보다는 유기견 보호가 우선이다는 판단이다.

“유기견을 보면 불쌍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불쌍한 유기견을 두 번 죽이는 일이 없도록 행정이나 시민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동물복지를 높이고 사람에게 주어진 의무를 다할 것을 기대하면서 방관하는 관계기관은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 만들기에 앞장서달라.”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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