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거리두기 1.5단계··· 자영업자 반응은

술집-노래연습장 "운영시간
제한풀려 심야영업 매출기대"
유흥업계 "오후 10시 제한
영업 정상화 실효성 없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처 첫날인 15일.

시간 제한 없이 영업이 가능해진 전북 지역 상인들은 매출 증가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조처에 따라 전북지역의 식당과 카페, 실외체육시설, 노래연습장, 실내스탠딩 공연장 등 다중이용시설은 운영시간 제한이 없어져 오후 10시 이후에도 영업할 수 있다.

또한 집합금지 행정명령으로 영업 자체를 아예 하지 못한 유흥업계의 경우는 오후 10시까지 영업할 수 있게 방역수칙이 완화됐다.

전북대 근처에서 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A씨는 “노래방은 밤 손님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그동안 오후 9시, 오후 10시까지 영업시간 제한이 걸려 장사를 아예 접은 상태였다”며 “심야 손님을 받을 수 있게 되면 상황이 좀 나아지지 않겠냐”고 이야기했다.

신시가지에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B씨도 “이른 시간이든, 늦은 시간이든 영업시간 제한이 있으면 손님들이 심리적으로 카페 찾기를 꺼리게 된다”며 “코로나 확산이 이어져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지만 거리두기가 1.5단계로 하향 조정돼 자영업자들은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화산동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C씨는 “얼마 전에 밤 9시에서 밤 10시까지 연장 됐을 때는 큰 매출 차이를 느끼진 못 했다”면서도 “새벽까지 영업이 가능해지면 변화가 있을 걸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그는 “국밥집이기 때문에 새벽에 찾아오는 손님들이 꽤나 있었는데 그 동안은 돌려 보냈다”라며 “새벽 영업이 가능해지면 직원들 근무 시간부터 다시 짜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특히 가맥집이나 호프집 등은 영업 제한이 풀리면서 반색하는 분위기다.

식사를 마치고 찾는 손님들이 많아 늦은 시간 영업 가능 여부가 매상을 크게 좌우하는데 이번 조치로 ‘숨통이 트인 것 같다’는 입장에서다.

가맥집 관계자 D씨는 “우리 가게 같은 경우 2차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10시에 문을 닫아야 해 그냥 발길을 돌린 이들도 많았었다”면서 “운영 시간이 해제돼 그냥 헤어지기 아쉬운 사람들이 몇 사람이라도 들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생색 대책’ ‘그나마 다행’이라는 엇갈린 반응이다.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계속 유지돼 "실효성을 모르겠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전주시 서신동의 한 패밀리 레스토랑 관계자는 "5인 이상 집합금지 때문에 연말연시 모임 행사는 물론이고 소규모 돌잔치나 상견례 등 예약 문의가 싹 사라진 지 오래"라며 "방역수칙을 잘 준수한다면 지인 5명이 모이는 게 확산 방지에 크게 해를 끼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효자동의 한 중식당 업주는 "우리는 근처에 회사가 많아 점심 장사 위주인데 5인 이상 모이면 안 된다는 인식 때문에 직장인들이 외부 식사 자체를 꺼리는 것 같다"며 "한 사무실에 근무하던 사람들이 식당에 모이는 건 왜 안된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각종 체육시설도 문을 열었다.

전주시설공단도 일부 야외 체육시설의 운영 재개에 돌입했다.

공단은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월드컵경기장 ▲종합경기장 ▲실외인라인롤러경기장 ▲완산생활체육공원 ▲덕친체련공원 ▲아중체련공원 ▲자전거경륜장 ▲고덕생활축구장 ▲솔내생활체육공원 ▲효자야구장 등 10개 야외 체육시설을 재개장했다.

하지만 길게는 10개월째 거의 영업을 하지 못했던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계는 영업 정상화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방침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신시가지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E씨는 “일반적으로 손님들이 몰려드는 시간이 오후 9시 이후인데 1시간 뒤에 다시 나가야만 한다면 누가 오겠느냐”며 “영업제한 시간을 최소한 자정까지는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자영업자비대위는 지난 13일 입장문을 통해 “영업시간을 10시로 제한하면 방역에 왜 도움이 되는지를 입증할 과학적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며 “자영업자의 요구와 여론에 밀려 미봉책을 계속 발표할 것이 아니라 방역기준을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도록 조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국유흥·단란음식업 중앙회 전북지회 관계자는 “유흥시설을 10시까지 영업하라는 이야기는 문을 열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영업시간 고작 1시간 늘려주고 생색내고 있다”등의 비판섞인 목소리를 냈다.

/정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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