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경제 새 수장··· 앞으로가 문제

24대 회장선거 윤방섭 당선
전주상의 역사상 가장치열
2차 투표까지 동률 박빙
연장자 당선 룰로 승리해
의원 세대교체-단합 넘어
정책 발굴-개선 시대 반영
윤당선인 신규회원 확보
선거권 부여 저지 위한
의총 개회 결국 법정싸움

법원 의결효력정지가처분
인용 결정 선거권 부여돼
진흙탕 싸움 후폭풍 우려
치열한 경쟁 특별의원변화
신규의원 43% 여성 8명도
다양한 구성 긍정적 평가
깊어진 갈등의 골 해소
코로나19 위기 단합 주문
혁신-변화하는 상의 기대

1935년 9월 30일 전주상공회의소가 설립된 이후 이토록 치열했던 회장선거가 있었을까?

김용식 초대 회장 이후 오는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23대 이선홍 회장까지 모두 13명이 전주상의 회장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대부분 추대 형식으로 이뤄졌다.

물론, 선거를 치른 적도 있으며 특히, 지난 2009년에는 상의 역사상 첫 의원 및 특별의원선거까지 실시됐다.

하지만 이번 24대 때처럼 우여곡절이 많지는 않았다.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다툼이 법정으로까지 번지는 등 회장선거가 마무리되기까지 많은 고비를 넘긴 것이다.

 하지만 전주상의를 이끌어갈 제24대 회장이 선출됐다고 해서 끝난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가 시작으로 무엇보다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당선자인 윤방섭 삼화건설사 대표이사도 내상을 입었지만 낙선자와 그들을 지지했던 의원 및 회원사를 껴안고 봉합해야만 한다.

전북을 대표하는 민간 최대 경제단체인 전주상의의 회장은 전주, 완주를 비롯해 8개 시·군 지역의 경제인을 아우름은 물론 당연직으로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과 전북상공회의소협의회장을 맡는 만큼 명실공히 도내 상공인들을 대표, 이에 ‘전북경제 수장’으로 그 역할과 책임이 무겁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북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그 어느 때보다 위기에 처한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 또한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윤방섭 대표이사가 제24대 전북상의 회장 취임 후 걸어야 할 길은 승기를 잡고자 걸어온 길보다 더욱 험난할 수밖에 없다.

이에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제24대 전주상의 회장선거를 되짚어보고 향후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주

 

▲초박빙의 승부 끝에 전북경제 수장 선출 마무리=제24대 전주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윤방섭 삼화건설사 대표이사가 당선되면서 수개월 간 치열했던 싸움은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는 1935년 전주상의가 설립된 이래 가장 치열했던 선거로 기록될 만큼 비난과 우려, 혁신과 기대 등 복합적인 시선이 머물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찌감치 김정태(69·대림석유)·김홍식(66·전북도시가스)·윤방섭(69·삼화건설사) 대표이사가 출마 의지를 밝히며 완주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막판까지 치열한 싸움이 지속됐다.

물론, 회장 선거의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제24대 의원선거 및 특별의원 선거가 신입 회원사의 주도로 93.3%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 이에 신입 회원사를 많이 확보한 윤방섭 대표이사가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지만 이는 어디까지 ‘예상’에 불과했으며, 결과를 떠나 지난 16일 선거 당일 투표과정이 이를 방증했다.

우호의원이 과반수를 넘어 1차 투표에서 끝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차 투표(1차 투표에서 다수득표자 2인 대상)까지 이어진 데다 동률로 인해 연장자가 당선된다는 정관에 따라 윤방섭 대표이사가 어렵게 승기를 잡은 것.

물론, 1차 선거에서도 3명의 후보 중 유효투표수(89)의 44.9%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결국은 일부 의원의 표심을 지키지 못하면서 전략에 차질, 자칫 낙선의 아픔을 안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야말로 당선인을 발표하는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역대급 선거, 반전의 반전을 이어간 드라마틱한 선거였다.

이에 전주상의 역사상 가장 치열한 과정을 겪으며 회장직에 이름을 올리게 된 윤방섭 당선인은 오는 20일 현 이선홍 회장이 임기가 만료된 뒤부터 3년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역대급’으로 평가받는 전주상의 선거 왜?=이번 전주상의 회장선거는 많은 논란과 변화, 기록을 남겼다.

물론 상의 설립 이래 선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만큼 경제계를 넘어 지역사회 곳곳에서 이목이 쏠린 적은 처음이라고 봐야 한다.

왜 그런 걸까? 사실, 전주상의 회장이 갖는 권한은 의외로 크지 않다.

그동안 회장은 지역경제의 실핏줄 역할을 하는 회원사를 대표해 이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

대외 활동을 통해 경제 발전에 기여하며 ‘명예’를 얻은 셈이다.

이에 그동안 지역에서 명망 있는 기업의 대표가 자리를 맡아왔다.

물론 이는 현재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이번 선거가 과열된 것은 회장과 궤를 같이하는 의원들의 세대교체 과정임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이전과 같이 단순히 상의가 단합만을 추구하는 단체가 아닌, 단합과 함께 정책 발굴 및 개선 주도를 기대하는 시대적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이번 회장선거에 출마한 인물들이 상의 회장으로 적합한 데다 의지 또한 남달랐다는 점 또한 치열한 싸움의 원인이다.

 

▲치열함 속에 이례적인 사례 남겨=이번 선거는 전 과정에서 논란과 갈등을 낳았다.

특히, 이번 선거의 ‘뜨거운 감자’는 다름 아닌 신규회원의 선거권 부여 여부였다.

전주상의 회장 선거는 간접방식으로 치러지는데, 회장 피선거권과 선거권을 쥔 의원 및 특별의원 90명을 회원사들이 선출하기 때문.

정관상 회장선거가 있기 직전년도에만 가입하면 회원사로 인정을 받는 만큼 신규 회원사 확보에 열을 올렸으며, 그 결과 1천여 명이 넘는 기업들이 가입했다.

이들의 약 70%를 당시 윤방섭 후보 예정자가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뒤늦게 신규 회원사의 선거권 인정 여부가 논란, 이로 인해 의원선거까지 공고된 상황에서 일부 의원들의 요구로 임시 의원총회가 열렸고 사실상 이를 저지하기 위한 정관개정안이 의결됐다.

하지만 무리한 의원총회였음을 증명하듯 신규 회원사 일부가 법원에 의결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하면서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전주상의 역사상 첫 법정다툼으로, 이내 재판부는 의결효력정지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일단 이들의 손을 들어준 데다 정관개정이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전북도의 인가가 필요한데 전북도 역시 법정 다툼을 이유로 보류하면서 문제는 일단락됐다.

이에 기존 정관에 따라 신규 회원사에 선거권을 부여, 지난 9일 2009년 첫 의원 선거 이후 두 번째 의원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하지만 급증한 신규 회원사로 역대 최대 규모라는 기록을 남겼다.

클라이맥스인 회장 선거 역시 마찬가지다.

3파전으로 치러진 가운데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2차 투표까지 진행, 이 역시 예상을 뒤엎는 상황이지만 무엇보다 2차 투표에 오른 2명의 후보가 동률이 나오면서 연장자순으로 결정을 짓게 되면서 또 한 번의 이례적인 사례를 남기게 됐다.

그야말로 초유의 사태가 연속적으로 발생, 회원사 대부분은 다년간 상의 활동을 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다시 또 이런 일이 있을까 싶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문제는 치열함이 도를 넘어 진흙탕 싸움 양상을 보인 데다 이례적인 사례들로 경제계 곳곳에 상처를 남긴 데다 이로 인해 선거 후폭풍이 전주상의가 그동안 쌓아온 위상을 위태롭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의 치열한 싸움이 부정적인 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의원 및 특별의원 구성 변화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과정을 떠나 90명의 의원 중 약 43.3%(39명)가 신규의원이 진입한 데다 이전과 달리 여성의원(8명)도 눈에 띄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경제계 원로나 지역경제의 큰 버팀목이 되고 있는 대표기업들이 제외된 것도 아니다.

즉, 시대의 변화 속에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구성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여성기업의 소외현상이 해소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 역시 긍정적인 변화로 꼽히고 있다.



▲이제는 갈등 해소에 집중, 대표적인 경제단체로서의 역할 해야 해=하지만 회장 선거가 마무리됐다고 해서 끝이 난 것은 아니다.

치열한 싸움을 치르면서 생긴 상처가 깊은 만큼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상황으로, 이에 봉합과 치유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지역 경제계의 중론이다.

이로 인해 윤방섭 당선인에게 깊어진 갈등의 골을 해소, 네 편 내 편이 아닌 모두 한편이 될 수 있도록 포용해야 한다는 강도 높은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전북을 대표하는 민간 최대 경제단체인 전주상의의 회장은 사실상 도내 상공인들을 대표하는 ‘전북경제 수장’으로 불림에 따라 그 역할과 책임이 무거운 만큼 당연한 주문이다.

더욱이 전북경제가 코로나19 사태로 그 어느 때보다 위기에 처한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한 역할을 하기 위해 상공인 간의 단합이 기반이 돼야 한다는 점 역시 이유기도 하다.

이에 일방 소통이 아닌 쌍방 소통을 통해 힘을 하나로 모으면서 변화와 혁신을 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신규 의원이 된 A사 대표는 “선거가 너무 과열되면서 논란과 잡음이 끊이지 않았지만 이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본다”며 “이제는 편 가르기가 아닌 하나 됨을 보여야 할 때인 만큼 회장 당선인부터 포용을 통해 갈등을 봉합, 낙선자는 패배를 인정하고 힘을 보태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상의도 변화, 이는 결국 전북경제를 대표하는 기관의 바람직한 모습이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윤방섭 전주상의회장 당선인 미니인터뷰="하나된 전주상의, 전국 최고로 키울 것"

“어렵게 오른 자리인 만큼 전주상공회의소를 반드시 전국 최고의 상공회의소로 만들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혼자의 힘만으로는 불가능, 상공인들이 뜻을 모아야 합니다. 해서 상처를 치유를 최우선으로 추진하며 하나 된 전주상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윤방섭 제24대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당선인은 지지해준 회원사에 대한 감사의 인사에 앞서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해소에 힘을 쏟겠다는 굳은 의지를 밝혔다.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 ‘봉사’의 마음에서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만큼 이를 실천, 화합을 통해 전북경제를 대표하는 단체의 수장으로서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방섭 당선인은 “상공인들과 교류하며 상공회의소의 역할과 중요성을 깨달으면서 언젠가 이곳에서 열정을 쏟아내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꿈을 오랫동안 키워왔다”며 “이런 각오로 준비를 해 온 만큼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첫발을 내디딘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화합을 최우선으로 리더십을 발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전주상의 역사상 유례없는 과정을 통해 당선된 것은 전주상의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회원사들과 공감대를 형성, 지지를 받았기에 가능했던 만큼 혁신과 변화를 통해 제대로 일하는 전주상의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윤 당선인은 “4차 산업혁명과 신 뉴딜정책 속에서 다양한 업종 간에 소통과 융합으로 상생하며 발전을 꾀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에 공약대로 상공인들의 권익보호를 핵심목표로 추진, 이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자 제도개선팀을 신설해 상공인들의 희망과 도약을 견인하는 전주상의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3년간 열정과 헌신을 통해 맡겨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윤방섭 제24대 전주상의 회장 당선인은 정읍 출신으로 1989년 삼화건설사 대표이사에 오른 뒤 여전히 일선에 몸담고 있으며, 건설공제조합 대의원, 대한건설협회 이사, 건설경제신문 이사 등은 물론 대한건설협회 전라북도회 제27대 회장을 맡고 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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