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정치의 딜레마

상. 어른이 없다
중. 지지부진한 현안
하. 높은 진입장벽

4·7 재보선-당권-대선 등
주요선거 이끌 중진 없고
도정 힘실어주기도 벅차
현명한 선택이냐 악수냐

지난 해 6월 출범한 21대 국회의 전북 정치는 여러 면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 같다는 지적이 많다.

정치권만 본다면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어두운 면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국회가 출범해 이미 반 년을 넘겼지만, 전북 정치는 대내외적으로 아직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는 분위기다.

올해는 중요한 선거가 많다.

당장 4.7 재보선이 있고 더불어민주당의 대표 선거, 2022 대선의 여당 후보 선출 등 세 번의 주요 선거가 있다.

이들 선거에서 전북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결과를 낳느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전북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선 현실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선택해야 한다.

주요 선거를 앞두고 단 한 번의 판단 미스는 진퇴양난, 이도저도 아닌 딜레마로 빠져들게 한다.
/편집자주




# 상. 어른이 없다

전북 현실의 가장 큰 애로는 '어른의 부재'다.

전북 정치를 이끌어가고, 지방행정과 조율을 잘 하고, 중앙에서 전북 목소리를 대변하는 게 어른의 역할이다.

21대 국회의 전북 정치권은 초재선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중심이다.

3선 이상의 현역 의원이 없다보니, 중심체가 흔들린다.

국회 출범 초기만 해도 탄탄한 팀웍, '전북원팀'을 강조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당초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1997년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전북은 ‘김원기’ 중심으로 움직였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전북 정치의 어른으로 2002년 노무현 정부에서 전북 위상 강화에 큰 힘을 썼다.

 2007년 보수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는 ‘정동영’ ‘정세균’ 등이 전북의 중심 버팀목 역할을 했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대 국회에서도 국회에선 정세균, 야권에선 정동영-유성엽 전 의원 등이 전북 목소리를 대변했다.

과거 1997년 DJ 정부 출범 이후, 전북은 정치권이 행정을 리드하고 지원하는 구도였다고 할 수 있다.

유종근, 강현욱, 김완주 전 도지사들은 정치권과 수시로 교류했고 중진 정치인들은 전북도정 현안을 최대한 지원하고 챙겼다.

하지만 지난 해 21대 총선거에서 도내 중진 정치인들이 대거 낙마, 낙선했다.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은 선거 결과였고 그 이후 중진 부재로 인한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을지, 근심어린 시선이 많았다.

실제 21대 국회에선 “정치권이 도정에 힘을 실어주기에 부족하다”는 평이 많다.

초재선 의원들보다 오히려 송하진 도지사의 정치행정 이력이 더 길고 폭넓다고 볼 수 있어서다.

 전북의 딜레마는 다가온 4.7 재보선, 민주당의 당권 선거, 대선 여당 후보 선출 등의 핵심 선거를 주도해나갈 인사가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다 초재선 의원들의 ‘원팀’도 점차 기대하기 어려워지는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북정치 위상을 한 번에 뒤바꿀 수 있는 대선이 다가왔다.

여권의 후보 경쟁에는 정세균 국무총리를 포함해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민주당 대표 등 빅3의 접전이 예상된다.

5월로 예상되는 민주당 지도부 선거에는 송영길, 홍영표, 우원식 의원 등의 출마가 예상된다.

자천타천 후보군에는 진안 출신 정세균 국무총리와 고창 출신 홍영표 의원, 2명의 전북 인사가 있다.

중진 부재와 ‘분열’로 각인되는 도내 정치권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선거 직전까지 명확한 선택을 하지 못하고 자칫 진퇴양난에 빠져들지 않을까”라는 도민의 우려가 적지 않다.

어른 부재에 따른 심각성이 선거를 앞두고 점차 현실로 드러나는 분위기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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