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수업 중단 반복에 학용품
교복 재구매율 낮아 매출 감소

개학을 일주일 여 앞둔 24일 오후 3시께,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에 위치한 한 문방구점.

예년 같으면 한창 개학을 앞두고 각종 학용품을 구매하러 온 학부모와 학생들로 분주할 시기이지만 가게 안에는 적막감만 감돌았다.

지난해 1월 말께 개학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 코로나 19가 찾아온 이후 일상화 된 풍경이다.

작은 문구점 안에는 손님이 한 명도 없이 주인만 우두커니 자리를 지켰다.

그나마 정적을 깨고 가게 문을 연 손님은 학용품 주문이 아닌 과자 등 간단한 먹거리를 사러 온 사람이었다.

문구점 사장 A씨(54)는 "코로나19가 찾아온 이후 매일 지금과 같은 모습"이라며 "오늘은 하루 종일 들어온 2건 주문을 배달한 게 매출의 전부"라고 울상을 지었다.

이어 "장사가 잘 될 때는 하루에 보통 10건 넘게 학용품 배달을 나간다"며 "하지만 최근 적자가 계속 이어지면서 전기세라도 아끼려고 가게 형광등까지 부분적으로 꺼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매달 가게 운영비로 고정 지출되는 비용이 임대료와 전기세 등을 포함해 250만 원 가량 된다.

A씨는 "코로나19가 터지고 1년 동안 그동안 거래하던 소매점 가운데 10곳 넘는 문방구가 문을 닫았다"며 "물건을 주문할 가게가 줄어들면서 우리 매출도 함께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한 문구업계 관계자는 “학교에서 준비물을 직접 준비하고 유통구조가 바뀌는 등 시대가 변하면서 사실상 문방구의 역할은 끝났다”며 “코로나19 이전부터 쓰러지고 있는 업종이었는데 속도가 더 앞당겨 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정은 신학기 특수효과를 누리는 교복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식당·술집과 달리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는 편에 속하지만, 교복업체도 온전히 피해를 비켜갈 수는 없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학생들이 교복을 사면서 갈아입을 여벌을 함께 구매하고, 옷감이 닳거나 신체 성장으로 몸집이 커지면서 재구매율이 높았다.

그러나 등교 수업이 반복 중단되면서 학생 등교일수가 줄어들자 이러한 구매는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전주 우아동에서 교복점을 운영 중인 B씨(51)는 "평상시 등교 수업이 이뤄질 때는 그만큼 갈아입어야 하는 문제 등으로 셔츠나 바지 여분을 구매해가는 학부모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면서 교복 입는 횟수가 줄어들면서 고등학교 2, 3학년의 경우 80∼90% 가량 재구매율이 감소했다"면서 "교복 장사 30년 만에 가장 힘든 시기"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교육격차 문제를 겪는 초등학교 1~2학년, 유치원 학생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까지 매일 등교할 수 있도록 학교 밀집도 완화 원칙에서 제외했다.

개학 연기 없이 법정수업일수(유치원 180일, 초·중·고등학교 190일)를 준수한다.

/정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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