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지수 106.99로
11개월만에 0% 벗어나
'농축수산물' 16.7% 상승
소비자 경제부담 '팍팍'

도내 소비자물가가 1.3% 오르며 1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겨울 한파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채소와 계란 등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설 명절 수요까지 겹쳐 밥상 물가가 그 어느 때보다 고공행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4일 호남지방통계청 전주사무소가 발표한 ‘2021년 2월 전북지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06.99로 전년동월대비 1.3% 상승했다.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간 유지했던 0%대 상승률에서 벗어나 11개월 만에 1%대로 올라선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다.

이를 품목성질별로 살펴보면, 우선 밥상물가와 직결되는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무려 16.7%가량 상승했다.

수산물(-3.2%)은 여전히 약보합세를 유지했지만 한파 여파로 인해 파, 양파 등 채소류 출하량이 줄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지난해 기상여건 악화와 설 명절 수요 증가에 따라 사과, 배 등 과실류 가격이 강보합세를 유지하면서 1년 전보다 농산물이 무려 23.7%나 상승함에 따른 것이다.

농산물은 특히,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와 긴 장마 여파가 컸던 9월(20%) 상승률을 상회했다.

여기에 고병원성 AI 여파로 계란은 물론 돼지고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축산물(14.6%)도 밥상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소비자물가지수의 가중치가 가장 큰 서비스 역시 공공서비스(-1.6%)가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공공주택관리비(4.1%), 보험서비스료(8.1%) 등 개인서비스(1.6%)가 상승하면서 1년 전보다 0.6% 소폭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달리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대내외 경기 침체 장기화로 원유 수요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경유(-7.6%), 휘발유(-5.98%), 등유(-10.1%) 등 석유류의 약보합세(-6.1%)가 여전한 데다 소비 위축으로 공업제품 역시 전반적으로 0.8% 하락했다.

결국, 지난해 설 명절이 1월이었지만 올해는 2월인 데다 무엇보다 따뜻했던 지난겨울과 달리 올겨울은 한파가 지속됐으며 고병원성 AI 영향으로 농축산물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을 견인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명절과 기상 여건 등 일시적인 요인에 따른 것인 만큼 10개월간 이어진 저물가 현상이 사라졌다고 판단하기에는 섣부르다고 도내 경제전문가와 통계청 관계자는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석유류나 공업제품이 여전히 마이너스라는 점이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음을 방증, 이런 상황에서 밥상 물가 급등은 가뜩이나 위축된 서민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에 저성장이 지속되는 상황과 밥상물가 인상 추이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으며 경제 활성화 정책을 확대·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도내 경제전문가는 “전달과 마찬가지로 기상여건에 민감한 농산물과 달리 경기와 민감한 품목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저물가 현상에서 벗어났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며 “저성장 역시 해소되지 않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경기침체의 우려가 여전한 만큼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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