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스페셜
포커스 인디펜던트 우먼'
'체칠리아만지니' '한옥희'
'셰럴 두녜이' 등 15편소개

전주국제영화제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감독 7인을 조명하는 특별전 ‘스페셜 포커스:인디펜던트 우먼’을 공개했다.

스페셜 포커스는 창의적인 실험과 혁신적인 정신을 지닌 독립예술영화를 소개하는 전주영화제 섹션 중 하나로, 올해는 두 가지를 선보인다.

이 중 처음 공개되는 ‘스페셜 포커스: 인디펜던트 우먼’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목소리를 발굴하고 새로운 영화 역사를 만들려는 영화제측의 대안적 시도다.

독립영화를 만든 여성 감독들의 작품을 주목해 세계 각국에서 활약한 여성 감독 7인의 작품 15편을 소개한다.

1950년대 활동을 시작한 이탈리아 다큐멘터리의 선구자 체칠리아 만지니부터 70년대 여성실험영화집단 '카이두클럽'을 이끈 한옥희 감독, 20세기 이란 뉴시네마의 대표 감독이자 시인인 포루그 파로흐자드, 1970년대 미국 최고의 독립영화 중 한 편을 연출한 바바라 로든, 프랑스 뉴웨이브의 대표적인 스타이자 감독인 안나 카리나,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듀녜멘터리’라는 자신만의 영화 형식을 만든 감독 셰럴 두녜이, 뉴아르헨티나시네마의 초기 대표 주자로 손꼽히는 알베르티나 카리에 이르기까지 반세기 동안 이어진 여성 감독 7인의 데뷔작과 대표작을 총망라한 것이다.

먼저 주목한 첫 번째 감독은 세계대전 후 이탈리아에서 활동한 최초의 여성 다큐멘터리스트 체칠리아 만지니 감독이다.

도시 개발의 이면, 종교와 파시즘의 결탁, 노동자와 여성이 처한 현실까지 다양한 사회정치적 문제들을 과감하고도 독특한 연출력으로 풀어내는 만지니 감독의 초기 단편 6편이 상영된다.

한국 실험영화의 내외연을 확장하는 데 기여한 한옥희 감독의 작품은 단편 4편을 준비했다.

1970년대 유신정권 시기에도 불구하고 여성 영화인의 활동과 실험영화 제작에 앞장선 개척자 한옥희 감독은 관객들의 의식을 실험하고 도전하는 저항 운동으로서의 영화를 만들며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영화적 실험을 감행했다.

억압받던 한국 사회에서 급진적이고 전위적인 영화 언어를 다각도로 표현한 작품 ‘구멍’(1973), ‘중복’(1974), ‘색동’(1976), ‘무제 77-A’(1977)를 스크린으로 만나볼 수 있다.

또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한옥희 감독의 작품 세계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란의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예술 세계에 영감을 준 포루그 파로흐자드 감독의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도 소개되며, 배우로 잘 알려진 바바라 로든 감독과 안나 카리나 감독의 영화도 다시 새겨봐야 할 작품으로 조명한다.

여기에 1990년대 ‘뉴퀴어시네마’라는 용어가 등장한 시기, 아프리카계 미국 레즈비언이 연출한 첫 번째 장편 극영화 ‘워터멜론 우먼’(1996)을 만든 셰럴 두녜이 감독과 아르헨티나의 군사정권에 부모가 납치된 자전적 경험을 투영한 영화 ‘금발머리 부부’(2003)를 만든 알베르티나 카리 감독 역시 올해 주목한 감독이다.

전주영화제 문성경 프로그래머는 “이들 7인의 영화에 대해 “당대에는 여성의 사회적 위치와 시대적 관습을 이유로 작품이 가진 가치에도 불구하고 깊이 논의되거나 널리 상영되지 못했다.

그러나 산업 논리와 관습에서 벗어나 기존에는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영화 형식을 제시하고, 사회에서 금기시된 주제를 전면으로 내세우며,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집단에 대한 공감을 이야기하는 등 거침없는 도전을 시도했던 작품”이며 “실존과 자유 의지라는 인간 보편의 가치에 질문을 던지는 이들의 영화가 현재의 비평과 만나 새로운 영화 역사를 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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