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식민자들의 정신세계를 들여다 보다

日역사 정치경제사회 집단심리 초점
최초 위안부논쟁 결론유추 내용담아

하버드 대학 로스쿨 미쯔비시 석좌 교수라는 긴 직함을 가진 '마크 램지어'가 뜬금없이 위안부의 내용이 날조되었다는 논문을 발표하고, 많은 반발이 일어났죠.

동아시아 역사에 대한 歐美의 최고 석학 중 한명이고 하버드대 역사학 교수인 이 책의 저자가 반박 의견을 냈습니다.

현 시점에서 '앤드류 고든'의 책을 소개해야될 듯 합니다.

'루스 베네딕트' 여사의 <국화와 칼>을 포함하여 수십 권의 일본 관련 인문 서적을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문학이나 만화 등을 포함하면 수천 권을 넘는 듯합니다.

그야말로 셀 수 없는데요.

그 중 최고봉이랄까 끝판왕으로 보아야할 책입니다.

역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음식문화, 심지어 사창가까지 꼼꼼히 조사하였습니다.

처음 이 책을 보았다면 불필요한 독서가 줄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루스 베네딕트'의 책은 주로 집단심리에 초점이 주어졌다면 백과사전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역사로는 16세기 말 정유재란 이후 도쿠가와 막부의 성립부터 19세기 사무라이들이 일으킨 귀족혁명인 대정봉환, 메이지 유신은 당연하고 다른 책에서는 거의 보기 어려운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정권 교체 부분들도 꼼꼼히 다뤘습니다.

역대 총리의 이름이 단 한 명의 누락도 없이 모두 나옵니다.

이 시기에 대한 기록은 한국의 다른 책에서는 거의 보기 힘듭니다.

이후 만주 사변, 2차 대전 전후, 샌프란시스코 조약 전후, 심지어 21세기의 고이즈미 내각이 끝나는 시점까지 세밀히 조사합니다.

에도 막부 시절 고정 관념이 서민들은 절대 부자가 되지 못하게, 굶어죽지만 않게 하면 된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런 개념이 현대일본에도 적용되어 있다고 여겨집니다.

부자 나라, 가난한 국민!  정치에서 중요한 참정권의 변화, 여성 인권의 변화, 노동 환경의 변화, 산업화로 인한 농촌의 붕괴 등도 세밀히 조명했습니다.

미군 군정 이전에 참정권이 30세 이상 남자에 주어지는, 말 뿐인 민주주의였음도 나옵니다.

다만 조선은 그나마 당시 돈 5원을 낸 사람만 투표권이 주어진 사실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금 돈으로 송아지 한마리 값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조선인을 비롯한 대만인, 오키나와인, 중국인들에 대한 거의 최하층민인 부락쿠민과 동격으로 취급하는 위상을 통한 제국주의적 성격을 분석하고 갑오동학혁명으로 청일전쟁을 벌여 청나라에게 받아낸 배상금이 무려 5년 예산에 해당하는 거금이었고, 러일 전쟁 승리를 위한 군비 확장에 큰 도움이 된 사실 등 좀처럼 알기 어려운 지식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당연히 중일 전쟁 때 난징 대학살과 성위안부, 강제징용에 대한 제국주의 만행도 중립적으로 세밀히 조사헀고, 이번 '마크 램지어'의 위안부논쟁에 큰 힘을 보탰습니다.

2차 대전 후 대대적인 관련 문서 소각, 대전 후 경제 운용, 맥아더 군정 당시 상황도 세밀하고 고도 번영기로만 알려진 50~60년대 상황, 오일 쇼크 이후, 버블붕괴 이후.

대체 얼마나 더 잘 할 수 있을까 여겨질 만큼 깊이 있고, 광범위한 정보를 알려줍니다.

마치 전쟁 문서 소각을미국이 눈 감아준 듯한 인상을 받는데 이는 약소국인 우리 입장에선 열불날 일이지만 당시 미국 역시 제국주의 국가였기에 그들 입장에서는 그 정도 감싸주기는 용인되었었나 봅니다.

위안부 건만 해도 우리가 힘이 없었다면 일상다반사였겠죠.

맥아더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숭배는히로히토의 권위가 줄어서 옮겨진 것인지, 새로운 자유를 준 사람에 대한 고마움인지 알지 판단이 안됩니다.

교육 분야에 대해 19세기 말부터 세밀히 군국주의 교육의 공을 들이고, 역사의 날조 조작을 치밀하게 시행하여 황국신민화를 이루는 과정, 이로 해서 2차 대전의 절대 복종을 만든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박정희 역시 이런 교육을 받았기에 메이지 일왕 부부의 사진에 인사를 하는 짓거리까지는 아니지만 교실에 그의 사진이 걸려 있었죠.

북한에서 화재가 나면 김씨 3대 사진을 들고 나오면 출세한다는 얘기처럼 이미 2차 대전전 일본에서 같은 짓을 헀더군요.

그러니 죽음을 숙명으로 받아들였겠죠.

종교는 봉건 사회에서 정치와 불가분의 관계인데 같은 맥락에서 연구하였습니다.

음식 문화, 성풍속, 우키요에 같은 그림, 도자기 문화, 가부키나 노 등의 공연 예술의 변화도 알 수 있습니다.

아무튼 탄복할 만큼 모든 사안을 넓고 깊게 조사했는데 '엄지척'이랄까요.

일본에 대한 바로 이 한권의 책! 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박정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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