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회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
"성적지향-장애-가족공동체
인권 등 약자 목소리 담겨"
강준하 '개정' 지역공모 선정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는 ‘한국단편경쟁’ 본선 진출작과 지역 공모 선정작을 확정, 발표했다.

먼저 한국단편경쟁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2월 1일까지 진행된 공모를 통해 접수된 총 993편의 출품작 가운데 예심을 거쳐 최종 25편의 작품이 본선에 올랐다.

올해 예심에는 제21회 한국경쟁 대상 수상작 ‘갈매기’의 김미조 감독,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의 신동민 감독을 비롯해 ‘씨네21’ 이다혜 기자, 웹진 ‘리버스’ 차한비 기자, 영화 저널리스트 이은선, 영화평론가 허남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올해 출품작들은 여성을 비롯해 사회적 안전망 바깥의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작품이 주를 이뤘다.

예심 심사위원들은 “시위 현장, 세상을 떠난 가족, 실직했거나 실직의 모서리에서 안간힘을 다해 버티는 사람들을 담아내기 위해 자기반성적인 다큐멘터리, 블랙코미디, 드라마를 비롯한 다양한 이야기의 방식이 동원되었다”고 올해 출품작 경향을 설명하며 “성적 지향, 장애, 가족과 공동체, 인권과 인권감수성, 성폭력을 비롯한 이야기를 영화 속으로 끌어오는 연출자의 사려 깊은 시선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윤리적인 시선을 견지하며 소수자와 약자의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시도한 영화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한국영화에 거는 기대 역시 커졌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를 소재로 하거나 소통의 문제를 고민하는 작품들도 눈길을 끌었다.

독특한 영화 언어로 구현된 애니메이션, 언어를 배제한 채 관객과의 소통에 도전한 실험영화, 현실의 들끓는 갈등과 문제의식을 공포 장르로 풀어낸 작품 등도 예심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은 가운데, 최종 선정작에는 극영화 17편, 다큐멘터리 2편, 실험영화 3편, 애니메이션 3편이 이름을 올렸다.

예심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을 통해 “매끈한 완성도를 넘어서는 발상과 전개, 영상의 실험, 충분히 말해지지 않았던 고통에 주목하는 영화들이 올해 출품작 중에서 여럿 눈에 띄었다”며 “자신만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들려주는 동시에 적절한 분량과 형식에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들을 선정하고자 심사위원들은 토의를 거듭했다.

한국단편경쟁 부문 선정작들을 통해 단편영화의 미학 안에서 2021년을 기억하게 할 영화적 체험이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또 전북 영화와 전북 영화인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 공모 선정작 5편도 함께 발표됐다.

올해 지역 공모 출품작은 유순희 경남 합천수려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연출, 프로듀서, 편집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형석 감독, 전주영화제 문석 프로그래머가 심사에 참여해 단편 5편을 선정했다.

강준하 감독의 ‘개정’, 김태경 감독의 ‘두번째 장례’, 이지향 감독의 ‘스승의 날’, 허건 감독의 ‘연인’, 조미혜 감독의 ‘큐브’가 그 주인공이다.

이 중 ‘스승의 날’은 한국단편경쟁에서, 다른 4편의 작품은 코리안시네마(단편)에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올해 지역 공모에는 총 28편이 접수됐다.

2019년 20회 영화제 21편보다 많지만 지난해 출품된 47편에 비하면 급감한 수치다.

지역 영화 생태계가 코로나19 팬데믹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주영화제 문석 프로그래머는 “다행스럽게도 이들 작품의 뛰어난 질적 측면은 줄어든 편수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도록 하기에 충분했다.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지역 공모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올해 전주영화제가 신설한 지역 단편영화 제작 지원 프로그램인 전주숏프로젝트도 지역 영화를 만드는 이들에게 큰 힘이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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