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이어 올해도 거래량 뚝
온라인거래 확대 '생존위기'
영세사업자-딜러 생계 막막
생존권 보장 지원마련 절실

도내 중고차시장이 여전히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성수기라는 말이 무색하게 온라인 중고차매매 시장에 밀려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발(發) 경기 한파까지 멈추지 않으면서 그야말로 개점휴업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런 상황이 쉽사리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영세 사업자는 물론 중고차 딜러들의 한숨 소리는 깊어질 전망이다.

24일 도내 중고차매매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고차 거래량이 평년보다 눈에 띄게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통상 3~4월을 전통적인 성수기로 분류하고 있지만 이제는 의미가 없다는 분위기다.

특히, 온라인 중고차매매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중고차 매매단지를 찾는 소비자는 극히 드물다고 중고차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생활·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코로나19 사태가 더욱 가속화시킨 데다 소비 위축까지 불러오면서 오프라인 시장의 어려움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전례 없는 어려움’이라는 한숨 소리만 흘러나오고 있으며, 영세 중고차매매업체의 폐업도 현실화되고 있다.

이들은 특히, 거래량이 줄면서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구입한 차량에 대한 유지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데다 시세까지 떨어지면서 더는 버틸 수 없기 때문.

 이에 일부 중고차매매업체는 최소한의 자금이라도 회전시키고자 중고차 가격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내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위기를 넘기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중고차 30여 대를 보유하고 있는 김 모 씨는 “지난해만 버티면 될 줄 알았는데 여전히 힘이 든다. 중고차 업계에 몸을 담은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며 “성수기는 고사하고 비수기 때보다 더 거래가 없어 매출이 말이 아니다.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한 달 평균 10여 대를 꾸준히 거래하고 있는 이 모 씨는 “코로나19 사태도 그렇지만 온라인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기존의 중고차 시장은 점점 위축되고 있다. 현재 대형 중고차판매 업체는 몇 곳 안 남아 있다”며 “비싸게 매입해 싸게 파는 경우가 허다한 만큼 버티지 못하는 곳이 부지기수다”고 말했다.

사업자뿐만 아니라 중고차 딜러들 역시 생계 걱정에 깊은 한숨을 내쉬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의 임금 체계는 대부분 기본급과 인센티브로 이뤄져 있는 가운데 인센티브 비중이 더 높다 보니 요즘처럼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임금 하락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딜러 유출입이 잦은 중고차 시장의 고용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후 중고차 거래도 온라인시장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다 위축된 소비가 언제쯤 되살아날지 미지수인 만큼 영세 사업자나 중고차 딜러의 어려운 상황은 당분간 지속, 고용 여건 역시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여기에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 역시 이들의 입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

 이로 인해 업계 일각에서는 중고차 매매업체의 폐업 가속화를 우려, 이에 중고차매매업체도 소상공인인 만큼 정부에서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내 중고차매매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사태가 1년 이상 지속되면서 어렵지 않은 분야가 없겠지만 중고차 시장은 정말 벼랑 끝에 몰려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이 시장에 진출한다면 설 자리가 아예 없어지는 셈이다. 중고차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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