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동-음식관 비어 썰렁
문화계, 예술인 위한 공간
제시에 시, 전문음식점임대
기존방식 고수해

한옥마을에 위치한 전주한벽문화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깊게 제기되고 있다.

한옥마을 내 문화시설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지만 그에 걸맞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수익시설보다는 전주지역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공간으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벽문화관은 지난 2002년 문을 연 이후 전주문화재단이 이전을 할 때까지 민간위탁방식을 고수해왔다.

전주전통문화센터, 전주전통문화관에 이어 한벽문화관으로 몇 차례 이름이 변경됐고, 현재는 전주문화재단 한벽운영팀이 관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전주문화재단은 지난해 12월 팔복예술공장 활성화를 위해 스스로 팔복동으로 이전했고, 현재 한벽운영팀만 남아 한벽문화관을 운영하고 있다.

한벽문화관은 운영상 문제가 없지만 기존에 재단이 사용했던 사무동과 전통음식을 고수했던 음식관은 텅 빈 채 수 개월 째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문화계 일각에서는 과거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전주지역 예술인들을 위한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 예술인 뿐 아니라 전주시민과 관광객 등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운영주체는 기존 한벽운영팀을 중심으로 하되 전주문화재단과 결별해 별도의 독립된 기구를 구성하는 방안이 나오고 있다.

또 기존 음식점 공간은 전시공간과 공연연습 등 예술인들을 위한 공간을 구성해 이들을 위해 문턱을 낮추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특히 한벽문화관은 오는 5월부터 수궁가를 주제로 한 자체 브랜드상설공연까지 준비하고 있어, 이같은 내용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고 있다.

한벽운영팀도 이와 비슷한 구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공간활용에 대한 나름의 방안을 제시했는데, 예술인들을 위한 공간조성을 목표로 미술관과 세미나실, 간담회 장소, 교육과 아카데미 운영 등 예술인 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을 위한 열린 공간구성안을 전주시에 제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시는 기존방안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이곳에 예전처럼 음식점을 비롯해 전통찻집 등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음식점의 경우 지난 2002년 개관부터 최근까지 운영이 됐지만 여러 요인으로 인해 거의 활성화되지 못했다.

심지어 음식전문가에게 임대를 주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시는 최근 시의회를 통해 이곳에 대한 무상사용허가를 관리위탁으로 전환했다.

전문음식점 임대를 염두에 둔 조처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일련의 상황을 되짚어볼 때 또 다시 음식점이 필요한지는 깊게 논의해야 할 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히려 전주시의 고집이 문화관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가 됐다는 것이다.

지역 문화예술계는 “한옥마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한벽문화관의 향후 운영방안에 대해선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며 “음식점 등 수익사업 대신 지역 예술인과 전주시민을 위한 방향으로 문화관 운영방안을 진행하는 게 현 추세에 맞는 방안이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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